몇달 전 세계 최고의 2차 전지 업체인 타디란배터리즈(이스라엘)에 전자우편
한통이 날아들었다.

한국 소아정보통신(대표 이제호)이 자사가 갖고 있는 배터리 팩 모듈 기술을
소개하는 편지였다.

그런데 이 편지에는 동영상 파일이 하나 덧붙여져 있었다.

글과 사진 몇장만 들어있던 다른 회사의 제안서와 달리 입체 그래픽을 통한
설명이 눈에 띄어 곧 담당자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꼭 한달 뒤 17만달러(2억여원)짜리 신용장이 열렸다.

소아정보통신이 타디란배터리에 모듈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소아정보통신은 지난해에만 인터넷을 통해 1천개사에 제안서를 보냈고 그중
50여개사를 고객으로 잡았다.

새 회사로선 보기 드물정도로 탁월한 인터넷 마케팅 능력이다.

마케팅 뒤에는 탄탄한 기술력이 버티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것은 프로텍터서킷모듈(PCM)이다.

PCM은 리튬이온전지 팩에서 충전과 방전이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해 폭발을
막아주는 장치다.

소아정보통신은 이 PCM에 휴대폰이나 노트북 컴퓨터의 작동상황을 이해해
배터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배터리 매니지먼트 기술까지 더했다.

배터리 매니지먼트는 일본 업체들이 독점해오던 기술분야다.

이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회사는 아직까지도 단 두개뿐이다.

소아정보통신은 새로 리튬이온전지 팩을 개발해 수출하는 LG화학에 모듈을
납품하게 돼 올해 8백만달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경기도 분당에 월 10만개를 조립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조립공장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제호(33) 사장은 미국 남가주대(USC)에서 MIS(경영정보시스템)을 전공하고
소아정보시스템을 맡기 전까지 인터넷 마케팅을 해왔다.

(02)323-9014/3999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