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은 정유지분 매각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그룹 구조조정작업을
가속할 수있게 됐다.

정유 매각으로 중요한 수익원이 잃게됐지만 쌍용자동차 매각과정에서 떠안은
1조7천억규모의 부채중 상당부분을 갚게 돼 그룹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쌍용은 지난해 11월 그룹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작년말까지
정유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합작파트너인 아람코사와 매각협상이 결렬되고 원매자를 국내외에서
다시 찾는 과정에서 약속시한을 넘겨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 등 금융권
으로부터 적지 않은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쌍용건설과 남광토건에 5천억원의 부채를 출자전환키로 하는 등
구조조정을 지원했는데 쌍용은 자산매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으로 비쳐져
애를 먹었다는 것.

쌍용이 서둘러 정유지분 매각을 발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쌍용은 정유지분 매각합의 쌍용양회 동해공장 매각협상에서도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쌍용양회의 부채비율이 현재 302%에서 210% 내외로 줄어들어돼 좀더
여유있는 입장에서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의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쌍용은 예정대로
올상반기까지 총 2조8천억원을 자체조달,부채비율을 올해 목표치인 198%로
대폭 낮출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은 그러나 그룹차원에서 미래산업으로 육성했던 자동차를 포기한데 이어
주력계열사인 정유마저 넘기게 됨에 따라 그룹의 외형은 크게 축소될 수 밖에
없어 새로운 그룹운영 전략을 마련해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쌍용은 20개 계열사중 쌍용양회 (주)쌍용 쌍용중공업 쌍용건설 쌍용화재
쌍용여신금융 쌍용정보통신 등 7개사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따라서 시멘트.건설부문 사업을 영위하는 전문그룹으로 바뀔 전망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