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사인 삼성캐피탈이 기업운영자금대출과 법인을 상대로 한 할부대
출을 대규모로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대부분 할부금융사들은 기업에 대한 대출규
모를 크게 줄이거나 사실상 포기했었다는 점에서 삼성캐피탈의 행보에 업계
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캐피탈 유석렬 대표이사 부사장은 11일 기자와 만나 중견기업들에 대
한 운영자금대출과 할부대출 규모를 크게 늘리겠다고 말했다.

유대표는 올해 기업운영자금대출을 작년의 2.5배 수준인 2천5백억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법인할부대출은 담보설정과 같이 채권을 보전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오
로지 신용상태만 보고 돈을 빌려주는 고위험 대출상품이다.

유대표는 올해가 시행 첫해인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우선
5백억원정도를 대출할 계획이다.

유대표는 "할부금융사는 과거처럼 가전제품 할부 등 소규모 영업에만 머
물러서는 안된다"며 "개인과 기업에 대한 일반대출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대
출 등으로 업무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얼마지나지 않아 은행 신용카드 할부금융 상호신용금고 등 모
든 금융기관이 대출상품을 놓고 무제한적인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
했다.

유대표는 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지난해 2조원이었던 삼성캐피탈의 자
산운용규모를 2002년 6조원,2003년 8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금융기관과의 대출경쟁에서 우위에 서면서 자산운용규모도 키
워나가려면 좋은 조건의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생각 때문에 그는 최근 삼성캐피탈의 중장기 목표를 "신용등급 트리
플A회사"라고 발표했다.

유대표는 "초우량금융기관 최우수금융기관 등 다소 과장되고 허황돼 보이
는 말들은 조직원들에게 아무런 동기를 유발시킬 수 없다"며 "회사가 트리플
A 등급을 받도록 부서 직급별로 조직문화 영업 경영능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세부실천계획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0로 할부금융업계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
이다.

삼성캐피탈은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것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외자유치에서 가장 큰 문제가 환위험이라는 점을 감안,환리스크를
외국투자자가 지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