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수퍼마켓 음식점 숙박업소 등에 대해 올해안에 신용카드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10일 발표하자 유통업체들이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들은"신용카드 사용으로 소비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투명과세를
실천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찬성한다"고 일단 정부방침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카드조회기등 관련장비를 구입하고
가맹수수료 등을 추가부담하게 돼 수지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이들은
우려했다.

특히 "가맹점의 수수료부담을 덜고 자발적 가입을 촉진시킬수 있도록
보완조치가 시급하다"고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업계 반응 =국세청의 이번 조치로 가장 긴장하는 곳은 독립 자영수퍼와
재래시장이다.

할인점 대형수퍼마켓 등 기업형 업소의 경우 이미 상당수 가맹점 가입을
완료해 한결 홀가분한 표정이다.

연내에 가맹점 가입을 완료해야 되는 대상은 법인과 작년 매출액이
1억5천만원을 넘는 일반과세점포들이다.

체인사업협동조합 남용우 전무는"매장면적 약50평 이상의 점포로 자영수퍼
5곳중 1곳 정도가 해당될 것"이라면서 "체인본부와 가맹수퍼사이에서
벌어지던 과세자료 떠넘기기 실랑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할인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할인점 등도 최근 신용카드를 받기 시작하는
분위기"라며 "일부 유흥업소가 할인점에서 주류를 구입해 과세자료를 없애던
편법도 사라질 것"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포스(POS)시스템 보급도 부진한 상황에서
카드가맹점 확대가 잘 되겠느냐"고 의문을 던졌다.

서울 방화동에서 1백평 규모의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신기오씨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은 극히 드물다"며"기계구입비와 수수료 등 비용압박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재래시장의 경우 패션상가 밀리오레가 삼성카드와 손잡고 지난달부터
신용카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상가내 1천6백여 상점중 카드가맹점은
아직 3백여개에 불과할만큼 가맹점가입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은 상태다.

<>사전보완책이 필요하다 =독립자영수퍼나 재래시장 등 이번 조치의 직접적
대상이 되는 점포들은 신용카드 가맹경험이 거의 없는 만큼 경과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카드수수료율이다.

판매액의 0-5%로 다양한 수수료율중 어떤 요율로 계약을 맺느냐에 따라
수지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고율의 수수료가 적용될 경우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시키는 사례도 예상된다"며 "단계적이고 합리적인 가맹유도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1인당 평균 구매액수가 2천원에 불과해 과연 신용카드를
사용하려할지 의문"이라며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한 사전홍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표정 =신용카드업계는 국세청의 이번조치에 환영일색이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투명과세와 올바른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서도 신용카드
사용은 폭넓게 보급되야 한다며 가맹점 확대에 찬성의사를 보냈다.

이들은 수수료부담이 가맹점확대를 막는다는 지적에 대해 "평균 수수료율
3%는 현재 카드사들이 은행 등 타금융기관으로부터 빌어쓰고 있는 자금의
조달금리 등을 감안할 때 최저수준"이라고 말했다.

< 김영규 기자 young@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