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뛰는게 외롭긴 하지만 뛰는만큼 돈을 벌죠"

조천승(31)씨는 혼자 일한다.

사무실도 없고 비서도 없으며 동료도 없다.

그러나 행동반경은 넓다.

청주시 전체가 그의 사업장이며 청주 시내의 모든 점포와 중소업체가
영업대상이다.

그리고 조만간 천안과 대전으로 사업영역을 넓혀볼 작정이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은 소형 광고탑 무빙포스터 사업.

무빙포스터는 (주)컴아트(02-583-4030)에서 개발한 전자광고탑으로 여러
업체의 광고를 번갈아가며 3~4초씩 보여준다.

유동인구가 많은 터미널, 대형쇼핑센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광고탑은
광고시장의 틈새를 노린 신종 비즈니스다.

"다른 매체에 비해 광고비가 싸니까 중소 자영업자들이 좋아하죠. 생활정보
지나 지하철에 붙는 와이드광고비의 10~15%수준밖에 되지않아요."

소규모 사업체의 광고를 많이 게재하는 생활정보지의 경우 매체별로 차이가
있으나 전면 광고비가 보통 80만원선이다.

또 지하철 등에 붙는 일반 와이드광고는 60만~80만원정도로 적지않은
금액이다.

이에 반해 무빙포스터는 화면의 크기에 따라 10만~20만원 정도만 내면
한달간 광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이처럼 가격경쟁력이 있지만 중소 사업장을 일일이 방문해서 광고를 따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사장면담은 커녕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고 힘겹게 만나도 무빙포스터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사업내용을 이해시키기 힘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조씨의 사업 경험이 일천해 번화가의 몇몇 대형 상점만을 영업대상
으로 생각했던 것도 금방 한계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창업이후 6개월간 청주시 전역을 대상으로 저인망식
영업전략을 펼친 결과 초기의 시행착오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제는 시외곽지역의 점포까지 영업대상에 포함시킬 정도로 시야도 많이
넓어졌다.

조씨의 초기 창업비용은 1천2백만원.

무빙포스터기 4대구입비 1천만원과 가맹비 2백만원이 구체적인 내역이다.

무점포사업으로 시작해 사무실 임차비용은 들지 않았다.

현재 한 대당 10개정도의 광고를 유치해 놓고 있어 영업및 제작비 등 각종
경비를 제하고도 매달 2백만원 안팎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조씨가 무빙포스터사업에 뛰어들기 직전에 다녔던 곳은 제약회사.

그는 이곳에서 7년간 영업사원생활을 했다.

그러나 약사 출신이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한계를 느끼고 회사문을
박차고 나왔다.

지금은 시간을 융통성있게 쓸 수 있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이 일이
더 좋아졌다고 한다.

"천안지역에 대형 물류센터와 상가복합건물 등이 계속 들어서면서
무빙포스터를 설치할 장소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그런만큼 사업전망도
밝아요"

최근 청주 고속버스터미널 이전을 계기로 무빙포스터를 두대 더 설치하게
된 조씨는 바쁘고 피곤한 것이 싫지 않은 얼굴이다.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