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배를 들 날은 아득히 멀다"

"지금부터 주주권리보장, 기업의 부채절감과 같은 제도개혁에 치중할 때다"

지난 1년간 한국경제를 지켜봐온 주한 유럽연합 고유관료와 기업인들의
충고다.

이들은 한국경제가 난관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이고 벌써
개혁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7일 주한 유럽연합 상공회의소의 통상보고서 발표회에 참석한 주한 외교관들
과 기업인들의 한국에 대한 충고를 들어본다.

<> 위험한 낙관론 : 한국은 지난 1년간 금융개혁 기업구조조정 환율안정
등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낙관은 금물이고 시기상조다.

이들은 최근의 낙관적인 분위기, 특히 언론의 보도 태도를 보면 마치
위기를 극복한 것같은 느낌이 들 정도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하다.

올해는 여전히 개혁을 강조해야 하는 시기이다.

제도개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주주의 권리향상문제 : 한국에서는 주주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주주 권리"라는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것 같다.

이는 외국투자자를 끌어들이는데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한국기업의 부채의존형 경영을 고치기 위해서도 주주권리 보장문제는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이를테면 외국인투자자들이 기업공시를 영어로 제 때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 역시 주주권리보호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 : 한국은 회계제도를 국제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변화 속도가 느리다.

개혁일정표를 공표해 놓고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부실기업을 감추기 위한 계열사 합병 등은 엄격하게 규제돼야 한다.

한국은 기업구조조정을 위해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는 기법을 쓰고 있는데
이는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주식가격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이 있다.

<> 배타적인 통상정책 : 자동차를 비롯해서 지난 1년간 무역장벽이 많이
낮아졌지만 아직 미흡하다.

외국산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을 몰아세우는 것과 같은 왜곡된 애국주의나
시민운동은 결코 한국에 보탬이 안된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공정한 게임"과 "오픈 마이드"는 필수적인
요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