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이슬비와 따스한 햇살이 봄을 재촉하는데 우리 몸은 거꾸로 축
늘어진다.

긴 겨울을 보내고 해가 길어지면 으레 찾아오는 춘곤증.

몸은 무겁고 졸음은 쏟아지고 하품을 연발하면서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춘곤증은 의학적으로 질병이 아니기에 심층적으로 연구된바도 없지만
수긍할만한 설명은 많이 제시돼 있다.

춘곤증의 원인과 극복방법을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
박용우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춘곤증의 원인 =추위라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부신피질호르몬
같은 항스트레스호르몬이 필요하다.

봄이 돼 생리적 조건이 변하면 인체는 환경적응에 필요한 이런 호르몬을
추가로 요구한다.

부신피질호르몬은 비타민의 도움으로 합성되는데 비타민은 겨우내 소모돼
버려 인체의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봄에 활동량이 늘어나면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이 추가로 필요한데
겨우내 소진돼 버려 활동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봄에 기온이 상승하면 피부온도도 함께 올라간다.

대기와 인체와의 온도차를 줄여야 전체적인 체온유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부에는 혈액이 몰리고 내부장기나 근육에는 혈액량이 감소하므로
소화기능과 운동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또 일교차가 심한 봄의 기후도 인체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

입학 졸업 취직 전근 새사업시작으로 인한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도
무시할수 없는 요인이다.

<> 춘곤증을 이기는 식사요법 =봄철에는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증가하므로 충분히 섭취해 줘야 한다.

비타민B는 현미 보리 콩 팥 등의 잡곡밥, 비타민C는 냉이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 원추리 두릅 도라지 더덕 돌나물 등의 봄나물을 비롯한 신선한
채소나 야채로 보충해 준다.

점심에는 생선 살코기 두부 등의 고단백식이 좋고 저녁은 잡곡밥 과일 등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숙면에 유리하다.

오전에 녹차를 마시면 각성효과도 얻고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도 섭취할수
있다.

입맛이 없어도 아침을 걸러서는 안된다.

<> 춘곤증을 이기는 운동요법 =체력보강으로 피로를 이겨내야 한다.

1주에 3~5회, 1회에 30~60분씩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에어로빅체조 등의
유산소운동을 한다.

스트레칭이나 가볍게 걷기 등의 준비운동을 5분이상 충분히 한다.

운동을 끝낼때에도 맥박이 정상으로 떨어질때까지 정리운동을 해준다.

평소 운동강도의 50%에서 시작해 점차 강도를 올려 나가는 것이 좋다.

지구력과 유연성을 높이는 등산 조깅이 바람직하고 테니스 스쿼시 등과
같은 격렬한 운동은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 자제하는게 좋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