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장부상의 숫자만 바꾸는 자산재평가처럼 현금이 새로
들어오지 않는 부채비율 줄이기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7일 "5대그룹이 당초 약속한 것처럼 외자유치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을 통해 직접 조달한 자금으로 부채비율을 축소해야 하며 장부
상으로만 자금이 움직이는 자산재평가와 현물출자는 부채구조조정 실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지난주말 5대그룹 주채권은행 여신담당자들을 소집, 이같은 지침
을 시달했다.

자산재평가란 옛날에 싸게 샀던 땅 건물 등을 최근 가격으로 다시 계산해
그 차액을 자본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5대그룹은 지난 2월 채권은행에 제출한 재무구조개선 이행계획서에서
이같은 자산재평가분 등을 통해 14조7천억원상당의 차익을 자본으로 옮겨
부채비율을 낮췄다고 보고했다.

그룹별로는 현대가 7조원, 대우와 LG가 3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5대 그룹과 주채권은행 관계자들은 "상법상 인정되는 자산재평가
를 금감위가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반발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