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라면메이커인 농심이 최근 들어 순한맛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
며 전체 시판상품의 약90%를 차지하는 매운맛라면의 의존도를 줄이는 작업
에 나섰다.

삼양식품 빙그레 오뚜기 한국야쿠르등 경쟁업체들이 올들어 수요가 많은
매운맛제품의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농심은 어린이등 매운 맛을 싫어하는 키즈(KIDS)고객층이 점차 늘고 있는
지금 매운제품 중심의 판촉 전략은 앞으로 한계에 부닥칠수 밖에 없을 것이
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91년말 이후 생산을 중단했던 구
수한 맛의"소고기라면"을 최근 부활시켰다.

출시후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70년대 당시의 이름과 포장지 색깔인 주황
색을 그대로 사용,이 제품에 향수를 갖고 있는 30-40대층을 적극 파고 든다
는 전략이다.

쇠고기엑기스에 양념을 조화시켜 옛날 쇠고기 국물맛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건파 건당근등을 넣어 푸짐한 식감을 즐기게 만들었다.

지난해말 선보인"콩라면"은 구수한 된장맛을 내는 기능성 제품이다.

같은 시기에 출시된 빙그레의 "매운 콩라면"과 맛을 차별화한 셈이다.

또 칼슘 비타민 DHA가 함유된 "어린이용 CVD라면"과"속풀이 해장국"도 쇠
고기국물맛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이 60%이상인 점을 지목,선두
업체의 제품전략은 경쟁업체들의 벤치마킹대상이 될수 밖에 없다며 타업체
로의 확산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농심의 라면매출은 7천85억원이며 이중 신라면과 김치라면 육계장
사발면등을 중심으로 한 매운맛제품의 판매비중이 90%를 넘고 있다.

김영규 기자 young@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