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C)의 미래는 과연 장미빛인가"

비싼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가상공간.

매년 월급을 올려줘야 하는 직원이 없어도 되는 곳.

재고유지 비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거래공간.

전자상거래에 대해 장미빛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이런 전망에 따라 지난 4년동안 전세계에서 9만여개의 상점이
인터넷에서 입주했다.

컨설팅업체인 언스트&영은 미국에서 기존 소매업체들의 약 40%가 인터넷에
진출한 것으로 집계했다.

작년엔 약 80억달러어치의 상품이 인터넷을 통해 거래됐다.

그리고 그 규모는 앞으로 4년안에 10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지는 최근호(3월8일자)에서
전자상거래에 대한 맹목적 환상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전자상거래엔 일반적으로 생각처럼 긍정적 요소뿐 아니라 위험요소들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게 포브스의 지적이다.

<>엄청난 초기자본금=포브스는 인터넷 사업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말했다.

그 예로 미국2위의 서점체인업체인 "보더스"를 들었다.

이 회사는 작년5월 인터넷 사업에 진출했다.

경쟁업체인 아마존이나 반스&노블, 월마트 등 경쟁업체의 진출보다 뒤늦게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현재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우선 엄청난 초기투자비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보더스는 작년에 유통센터와 창고를 짓기위해 1천5백만달러를 투자했다.

마케팅 비용으로만도 5백만달러를 썼다.

이같은 엄청난 초기자본금도 문제지만 출혈 가격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수익감소 요인이다.

<>출혈 가격경쟁=아마존은 지난 95년 설립된 이래 30%의 할인율을 무기로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에 뒤질세라 미국1위의 서적유통업체인 반스&노블도 40%의 할인율을
제시했다.

급기야 월마트와 바이컴(Buy.com)도 각각 45%와 50%라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광고하기 시작했다.

서점들간에 본격적인 가격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나중에 뛰어든 보더스로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초기 자본금에 가격경쟁까지 악재로 작용, 보더스는 인터넷
사업에서만 올해와 내년에 각각 1천만달러와 2천만달러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또 이같은 실적예상표가 증시에 흘러나가면서 보더스 주가는 38%나
곤두박질쳤고 지금까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살인적인 마케팅및 광고비용="사이버 임대료"도 만만찮다.

사이버 임대란 "야후"와 같은 유명사이트에 자사 광고란을 만들고
사용자가 마우스로 이 광고를 클릭하면 자사 홈페이지로 바로 이동시키는
서비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조사결과 사이버 임대료와 기타 마케팅 비용은
최악의 경우 매출의 65%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더스도 작년 한해동안 웹사이트 마케팅에 5백만달러를 썼고 올해엔
2천만달러이상을 들일 계획이다.

다른 매체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광고하는 비용도 비싸다.

소프트웨어 판매업체 비욘드컴(Beyond.com)은 6개월동안 TV광고를
내보내는데 3분기 매출과 맞먹는 1천만달러를 썼다.

온라인 할인판매점인 바이컴도 슈퍼볼경기에 30초짜리 광고를 내보내며
1백60만 달러를 썼다.

<>아마존의 외화내빈=이런 상황은 "도트컴(.com)"이름을 가진 대부분의
회사가 마찬가지다.

인터넷서점 1위인 아마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3년간 이 회사는 1억6천2백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97년엔 손실이 16.4%증가했고 작년에는 18.4%늘었다.

손실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문제는 역시 유통비용인데 아마존은 현재 도서운송및 재고유지부문에
전체 매출의 10%를 쏟아붇고 있다.

앞으로도 이 수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인터넷사업=인터넷 경매로 흑자를 내고있는
이베이(eBay)같은 회사도 있다.

더욱이 전자상거래 고객층이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당장 경영에 보탬이 안된다하더라도 기존 사업을 홍보, 보완하는 기능도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