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과의 대화에서는 기업구조조정의
가속화를 비롯한 한국경제의 과제들이 폭넓게 논의됐다.

이날 대화에서는 노동시장안정이 주요 과제로 부각됐다.

조석래 효성그룹회장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해외로부터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노사안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김 대통령은 노사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기업중심으로
노사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김 대통령은 "노동자도 기업을 살리는 제일주의로 나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업도 노동자도 망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살아야 이윤분배가 이뤄지는 만큼 노동자들이 기업의 중요성을
먼저 인정하고 노사안정에 노력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노동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전제로 삼았다.

또 국가경제를 희생시키거나 불법폭력을 행사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21세기를 앞두고 기술집약산업 지식정보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술과 지식, 정보로 승부하는 사회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산업구조로 옮겨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개발과 지식정보화만큼은 최대한 측면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강조한 대목이다.

이를 위해 장치산업위주의 재래산업에 과도하게 집중된 짐을 덜어야
하는 필요성도 지적했다.

이는 구조조정의 가속화와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구조조정이 단순한 부실처리차원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적극적인 과정이라는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통령이 "우리 국가의 행.불행이 전경련에 달려있다"고 한데서도
새로운 산업으로의 이행필요성에 대한 절박한 인식을 엿볼수 있다.

재계에서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것을 스스로 과제로 설정했다.

유상부 포항제철회장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책임경영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잉 중복 투자해소등 양적인 차원의 구조조정을 넘어서 질적인 차원의
개혁을 스스로의 과제로 지목한 것이다.

이는 책임경영이라는 질적인 차원의 개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비합리적이거나 직관적인 의사결정으로 중복과잉투자와 같은 전례가 반복될
수 있음을 인식, 보다 철저하게 개혁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손길승 SK회장은 "수출을 열심히 하겠다"며 수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출을 늘리는데 열중해 경기회복을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또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제고의 결과가 세계시장에 대한 수출로
나타난다는 점을 재강조한 것이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