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1일이 되면 모든 전기가 나가고 가스가 끊어질 지 모른다"

"2000년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은행계좌나 금융거래 내역을
문서로 보관하라"

미국 상원 특별위원회가 1일 발표한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
문제)에 관한 보고서다.

특별위원회는 "Y2K는 겨울폭풍처럼 급작스럽게 닥쳐 대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위원회는 2000년 1월 1일이 되면 일시에 컴퓨터의 작동이 멈추거나
오동작이 발생해 큰 혼란이 일어날 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마치 엄습한 폭풍으로 전기가 나가고 가스가 끊어져 버리는 것과 같은
초비상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위원회는 전력 의료 항공 금융 부문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방의 전력공급이 제한적으로 중단되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전면적인 공급장애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전화도 부분적으로 끊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는 6백70개 공항이 있는데 대부분의 공항이 Y2K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여서 운항 차질이 불가피하다는게 위원회의 분석이다.

따라서 각국은 올해 12월31일부터 내년 1월1일 사이의 항공운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위원회는 권고했다.

금융부문의 혼란도 예상했다.

은행의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아 예금인출이 중단될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엔
예금계좌의 기록이 아예 없어져 버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런 상황을 우려해 고객들이 연말에 집중적으로 예금을 인출한다면
그것 자체로도 적지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은행들은 현금을 충분하게 확보해 두어야 하며 기업과 개인들도
적정한 현금을 보유하는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핵무기나 미사일 등 무기에 대한 Y2K 대응이 부실할 경우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국방분야에선 선진국들의 공조가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병원의 경우 의료기기가 작동하지 않아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와함께 Y2K 배상시비로 법정소송이 줄을 이으면서 컴퓨터와
소트트웨어업계가 배상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컴퓨터 업계에서는 시스템 교체와 소송비용 등으로 최소한 1조달러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위원회는 미국 정부가 밀레니엄버그 퇴치를 위해 75억 달러를 배정했으나
일부에서는 올 연말까지 작업을 마치지 못하는 경우가 필히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Y2K 대책이 미흡한 국가들의 명단을 자국 여행객들
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항공사 은행 등도 이 문제에 취약한 국가와 업체의 명단을
자체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Y2K 문제 자문위원회 존 코스키넨위원장은 "특정
국가의 항공기를 사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충고를 공개적으로 하게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