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은행 정기주총의 가장 큰 특징은 "큰 폭의 물갈이"라고 할 수 있다.

상임이사를 줄이고 비상임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은행경영을 좌우하도록
지배구조를 바꾼 때문이다.

외환 부산 경남등 조건부 승인은행뿐 아니라 한미 신한등 우량은행에서조차
임기가 남은 임원들이 물러나기도 했다.

<>지역색이 엷어졌다 =지역편중 인사는 그간 은행권의 가장 큰 병폐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번 주총을 통해 크게 희석했다.

오히려 지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일부에선 능력을 우선하기보다 지나치게 지역 안분에 신경을 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임 임원까지 포함해 11개 시중은행의 경영진은 모두 99명.

서울 경기 출신이 27명(27.3%), 충청 17명(17.1%), 영남 26명(26.2%), 호남
20명(20.2%)등이다.

98년초 영남출신이 전체의 35.8%(국책은행 포함)였던 점을 감안하면 영남
출신 임원들 상당수가 퇴진한 셈이다.

호남출신은 지난해 11.0%에서 급상승해 정권교체의 위력을 실감케했다.

<>임원숫자가 대폭 줄었다 =비상임이사 중심으로 체제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상임이사수가 대폭 줄었다.

이번에 퇴진한 은행 임원들(감사 이사대우 포함)은 모두 55명.

반면 신임 임원은 20명에 그친다.

특히 후발은행과 지방은행들이 임원 물갈이에 적극적이었다.

외환 대구 부산 은행등이 각각 6명의 임원을 내보냈다.

우량은행으로 알려진 신한 한미은행도 5명이 옷을 벗었다.

외환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과 달리 이사대우를 5명이나 임명,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상임이사를 축소한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도 상무를 본부장으로 내려보내는 방식으로 생존토록 했다.

<>직위 인플레 부행장제도 =전무제를 없애고 부행장제도를 도입한 은행이
많았다.

전무와 부행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감상 부행장이 더 무게가 있어보인다.

업무 관할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전무는 업무를 총괄한다.

부행장은 사업본부제하에서 일부 본부를 책임진다.

업무만 놓고보면 전무의 권한이 더 막강하다.

그러나 부행장은 은행장이 부재(유고 포함)중일 때 은행을 책임지도록
제도적으로 규정된 자리다.

외환 신한 하나 대구 부산 광주은행등이 이를 도입했다.

이에앞서 주택은행은 작년말, 한빛은행은 올해초 부행장을 임명했다.

주택은행의 부행장은 모두 8명에 달한다.

신한 부산은행은 복수 부행장제를 선보였다.

시중은행 부행장을 보면 이수길(한빛) 드로스트(외환) 한동우 최영휘(신한)
김승동 조석일 주영조(주택) 윤교중 이철수 천진석(하나)씨등이다.

<>금융감독원 낙하산 인사 심했다 =특히 감사 자리는 감독기관 출신들이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은행들은 감사업무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외부영입했다고 주장한다.

내부출신은 온정주의 때문에 감사를 엄격히 하지 못할 것으로 본 것이다.

감사를 새로 선임한 은행은 신한 주택 한미 평화 대구 부산은행등.

강희문 신한은행 감사는 은감원 검사국장, 한미은행은 이병규 은감원
경영지도국장, 대구은행은 이영무 은감원 검사2국장을 영입했다.

지난1월에는 한빛은행이 이촉엽 전은감원 부원장보을 감사로 앉혔다.

감사업무에 관한한 전문가들이다.

그러나 은행원들이 대거 감원당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낙하산 인사"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주택은행은 이철주 전 한일은행 상무를, 부산은행은 박기태 전
국은투신운용 감사를 상임감사로 영입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