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지금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가오는 새로운 천년에는 과연 어떤 스타일이 전개될 것이며 어떠한 삶의
방식이 우리곁으로 다가올 것인가?

항상 시대를 1년쯤 먼저 살고 있는 패션계에서는 2000년을 앞둔 올 연말
겨울 패션을 예측하며 럭스(luxe)라는 단어를 자주 쓰고 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럭스는 사치스러움과 화려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패션에서 보여지는 럭스는 이와 달리 시대의 요구에 따라 전혀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된다.

그것은 눈에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이고 기능적인 편안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의미의 럭스한 스타일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심플하며 캐주얼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특히 소재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다.

기술적 노력이 많이 들어간 신시대 소재들은 외관은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하기조차한 모습이지만 내면은 또 다르다.

캐시미어나 실크와 같은 고급 천연소재에 첨단의 테크놀러지를 접목시켜
결국 인체에 최고의 편안함을 주면서도 잘 구겨지지 않는 기능적 소재가
각광받게 된다.

즉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인간의 삶에 대한 태도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의 럭스는 현실 충족을 위해 시간에 쫓기고 핸드폰에 얽매여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좀더 편안하고 여유있는 자기자신으로 돌아가 상상의 여지를 확보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