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작가 마크 트웨인은 어린 시절 미시시피 강변 동굴에서 놀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키웠다.

그는 대표작 "톰소여의 모험"에서 동굴속에서 겪는 어린이들의 모험과
인디언의 음모를 소개하기도 했다.

동굴여행은 "신비한 세계로의 탐험"이다.

어둠속 공간에는 끝모를 미로와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이 펼쳐져 있다.

숱한 동.식물 들도 저마다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굴은 "도심속 신세계"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동굴은 국내에 이것 하나밖에 없다.

지난 96년 처음 개방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해시가 금강산유람선
출항지가 된 후 매일 6백여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천곡동굴은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4억~5억년전 동굴 형성초기부터 성숙기까지 전과정을 간직하고 있다.

속이 빈 종유관(초기형태)에서부터 고드름모양의 종유석, 종유석을 타고
흐른 석회물이 바닥에 떨어져 만든 석순, 석순과 종유석이 합쳐 이룬 석주
(말기모습)까지 다양한 괴석들이 자라고 있다.

석주와 석순들은 각종 모양에 걸맞는 이름을 가졌다.

석순모양이 투구 쓴 장군 같다해서 붙여진 "이순신장군상", 남근을
연상시키는 "남아의 기상", 신령함이 깃든 "샘실신당"등이 그것.

모두 석회와 빗물이 빚은 걸작들이다.

석순 사이로 흐르는 물은 맑고 깨끗하다.

심산유곡과 청산유수가 따로 없다.

동굴속 개방구간 7백m와 미개방구간 7백m에는 이런 광경이 반복해서
펼쳐진다.

다른 명승지에 결코 뒤지지 않는 관광자원이다.

이 동굴에선 "커튼형 종유석"도 자란다.

대부분의 종유석이 원형인데 비하면 보기 드문 모습이다.

커튼형 종유석을 두드리면 경쾌한 소리가 난다.

동굴속 종유석이 붉게 보이는 점도 특이하다.

홍점토가 석회질과 뒤섞여 외부가 붉게 코팅됐다.

동굴 입구엔 자수정 등 보석들이 전시돼 있다.

세계 각국 동굴에서 나온 암석들을 가공한 것이다.

입구엔 또 깊은 동굴속으로 피하지 못한 황금박쥐 한마리가 겨울잠을
잔다.

나방과 거미류, 박쥐 분뇨로 연명하는 미생물도 살고 있다.

그러나 이 동굴은 개방된 이래 불과 2년여동안 크게 파손됐다.

통로개설로 동굴바닥 석회 일부가 훼손됐고 커튼종유석 밑부분이 잘려
나갔다.

관광객들이 "동굴아끼기"에 나서는 것이 절실한 실정이다.

동굴여행을 할때엔 입구에서 나눠주는 헬멧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천장에 드리워진 종유석에 머리를 부딪칠 위험이 큰 탓이다.

걸음도 신중하게 걸어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 교통 및 숙박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까지 간 다음 남쪽 7번국도나
동해고속도로로 들어서 30분 정도 가면 동해에 닿는다.

강릉에선 동해행 직행버스가 수시로 운행된다.

동해시내에선 대부분의 버스들이 천곡동굴(0394-530-2488)을 거쳐간다.

동해항에서 천곡동굴까지는 승용차로 10여분 걸린다.

숙박처로는 동해관광호텔(0394-33-9215)이 있고 장급여관들도 많다.

< 동해=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