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은 25일 올들어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김 대통령은 특별한 기념식을 갖지는 않았다.

이날 아침 새롭게 꾸며진 청와대 앞 "효자동 사랑방"에 들러 취임1주년
기념사진전을 관람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올해의 개혁 과제를 재점검했다.

김 대통령은 "일부에서 지난1년간 5대 재벌의 지배력이 더 높아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개혁을 잘못한 것이나 공정하게 경쟁하고
정당한 기업활동을 한 결과라면 간섭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 우리 경제의 재도약 여부는 경제개혁을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에
달렸다"며 "방심하거나 지연하거나 후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시장경제를 주장하면서도 빅딜에 개입했다는 지적도 있다"며
"검허 하게 비판을 수용하되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실업대책과 관련,"비서실 내에 실업대책전담반을 구성해
총리산하의 실업대책위원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각 수석비서관들이 돌아가며 의제없이 소관업무에 대한
지난 1년간의 경험과 각오를 설명하도록 해 국정을 더욱 빈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회의가 끝난 뒤 김 대통령은 지방언론 2개사와 연쇄 회견을 가진 뒤
오후에는 이기호 노동부장관으로부터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탈퇴 등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노동 현안을 보고를 받았다.

이어 취임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나카소네 전
일본총리와 곤잘레스 전스페인총리를 잇따라 접견, 우리의 경제개혁 성과를
설명하고 이들 국가와의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저녁에는 3부요인을 비롯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주요당직자 대통령직인수
위원 등 1백93명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지난 1년간의 노고에
사의를 표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