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알뜰소비가 정착되면서 할인점과 함께 TV홈쇼핑 등 무점포업체들
이 그 세를 확대하며 유통업체의 핵심자리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백화점과 재래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가격을 중시하는 알뜰소비가 유통산업 구조를 뿌리째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할인점과 무점포업체의 강점은 가격경쟁력.같은 상품을 백화점과 비교해
30% 정도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할인점은 대량구매로, 무점포업체들은 점포투자비를 절감해 상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어서다.

할인점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93년11월 E마트 창동점이 문을
열면서다.

이후 5년여만에 할인점수는 1백개를 돌파했다.

연간 시장규모도 지난해말 현재 6조원으로 5년전과 비교해 무려 2천배에
달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알뜰소비가 정착된 올해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8조원에 이를것으로 전망된다.

무점포업체의 성장도 경이적이다.

LG홈쇼핑과 39쇼핑이 지난 95년8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TV홈쇼핑은 올
시장규모가 8천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네살배기인 점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성장세다.

카탈로그와 신문광고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한솔CSN등 1천여개 통신판매
업체들도 올해 1조3천억원 안팎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지난해 9천4백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통전문가들은 통신판매시장이 매년 30~40%씩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TV홈쇼핑과 통신판매업체를 합친 전체 무점포시장규모는 2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처럼 할인점과 무점포업체가 떠오르는 해라면 백화점과 재래시장은 지는
해의 처지다.

매년 20%씩 성장해온 백화점들은 지난해 처음으로 약 15%의 매출감소를
겪었다.

알뜰소비가 몸에 배기 시작한 소비자를 정상가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에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손님의 발길이 줄어 고통받기는 재래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년동안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에서는 문닫는 점포가 속출했다.

점포수가 1만개에 달하는 남대문시장의 경우 20%가량이 현재 비어있다.

숙녀복을 판매하는 한 도매상가는 97년말 수입상가로 변신하려고 상인유치에
나섰으나 1년이 넘도록 문을 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유통산업의 구조조정은 앞으로 알뜰소비가 확산될수록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