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단식 경영 해체의 대표적인 사례는 현대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의 그룹 분할은 과거 일부 그룹이 계열사를 분리해 단행했던
위성그룹화와는 개념이 다른 완전한 "그룹 해체"다.

현대는 우선 2001년 자동차부문을 독립시키고 전자 중화학 건설
금융.서비스 등 나머지 4개 부문도 2005년까지 수직계열화된 소그룹으로
완전 분리키로했다.

5개 소그룹이 서로 다른 소유형태와 경영형태로 제각각 움직이게
된다는게 현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그룹"이라는 형태로 남는 주체는 없다.

5개 소그룹으로 독립되는 회사들은 모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현대는 이 회사들을 "G-10"이라고 이름 붙였다.

글로벌 경쟁에서 10위권안에 포함되는 회사(Global Top 10)라는 얘기다.

우선 자동차부문은 기아자동차 인수를 계기로 곧 세계 9위로 도약하게
되며 반도체분야는 LG반도체와의 통합으로 세계 2위 메이커가 된다.

건설도 이미 세계적인 기업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해외건설부문은
특히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은 세계 1위다.

금융 및 서비스 부문이 세계 10위권에 들지않지만 해외 선진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마스터 플랜을 확정해 놓았다고
현대는 밝혔다.

덩치도 당연히 작아진다.

당장 자동차부문이 그룹에서 독립해 나가는 2001년 현대는 매출이 98년에
비해 32.6%, 자산은 44.3% 줄어든다.

경쟁력 없으면 모두 매각 청산 분사 등의 형태로 정리된다.

대상은 G-10에 속하기 어려운 분야다.

현대 관계자는 "전문화된 기업이 아니면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나머지 사업군은 정리하고
회사의 총력을 핵심역량 육성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