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1년] 금융구조조정 : '금융 대수술' 절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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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는 IMF체제이후 혹독한 시련을 겪었지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 구조조정 작업은 외과수술이었다.
5개 부실은행을 포함해 16개 종금사, 4개 생보사, 6개 증권사 등 많은
금융기관이 정리됐다.
곪아터진 환부와 썩은 장기를 도려내고 잘라낸 셈이다.
상업과 한일은행, 하나은행과 보람은행,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간의
합병도 있었다.
출신을 중시하는 한국적 풍토에선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른바 하드웨어 교체작업을 한 것이다.
대수술을 받은 환자는 이제 조리에 들어갔다.
이 상태에선 정상적인 속도로 뛰기 어렵다.
막 젖을 뗀 어린아이나 다름없다.
구조조정을 하는 목표는 경쟁력을 높이는데 있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험난한 길이 남아 있다.
새로운 하드웨어로 바꿨다고 해서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
믿을 만한 최신형 소프트웨어를 장착해야 한다.
이게 젖을 뗀 아이의 근육을 키우는 작업이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역시 인재확보다.
그중에서도 은행장이 제일이다.
능력있는 은행장 선임은 그 은행의 생존을 좌우하는 열쇠나 다름없다.
그동안 은행장은 연공서열에 의해 내부에서 선임됐다.
전무가 행장을 이어받는게 전통이었다.
이 전통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쇄신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회사 사장 출신인 김정태씨가 주택은행장을 맡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는 있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쳐진 한빛은행에도 한미은행장 출신인 김진만
행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소프트웨어 개조작업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행장만 바뀐다고 모든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행장을 뒷받침하는 임원과 주요 부서장들이 전문가로 채용돼야 한다.
연공서열에 의한 도식적인 인사로는 변화를 추구하기 어렵다.
또 하나는 새 인물이 제 역할을 다 할수 있도록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일이다.
시스템중에선 경영지배구조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은행의 주요 경영전략과 정책을 누가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경영지배구조다.
경영지배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해선 이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은행들은 최근 비상임이사를 늘리고 상임이사를 줄여 이사회구조를 비상임
이사 중심으로 개조해 나가고 있다.
이사회의장도 비상임이사가 맡는게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사회가 은행장을 견제하면서 도와준다는 차원에서 보면 이같은 흐름은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을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은행이 똑같이 이사회를 만들수는 없다.
은행실정에 맞는 선진화된 이사회구조를 갖는게 필요하다.
여신관행을 개선하는 일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거래기업에 대한 신용도를 정확히 판단해 부실을 최소화하는 일은 기본이다.
위험관리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반드시 해야할 숙제다.
이런 일을 다 하더라도 금융구조조정을 완결하는 데는 걸림돌이 많다.
무엇보다도 기업구조조정의 유탄을 맞는게 불안요인이다.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금융기관 부실은 늘어난다.
기아자동차 부채를 탕감해준 예가 대표적이다.
은행을 살리기 위해 기업구조조정은 필요하다.
건실한 기업이 많아야 은행도 살찐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일이 은행의 짐으로 넘어
온다.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기구와 자산(여신) 건전성분류를 고치기로 합의한
것도 은행에는 적잖은 부담이다.
은행들은 내년부터 상환가능성을 따져 여신을 분류한다.
당장은 이자를 잘 내고 있더라도 앞으로 갚을 능력이 없어 보이면 부실에
가까운 여신으로 분류돼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한다.
은행에는 자금부담이 커진다.
정부는 금융구조조정이 작년말로 일단락됐다고 주장하지만 이제 시작
이라는게 외국의 평가다.
소프트웨어를 보강하는 "실천적인 작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금융기관 기업은 물론 정부도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했다고 해서 은행경영에 시시콜콜 간섭하거나 임원
선임에 입김을 불어넣으면 구조조정의 완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어떤 위기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금융시스템을 만드는 데는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아직도 산적해 있다.
< 고광철 기자 gw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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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구조조정 현황과 과제 ]
<> 하드웨어 교체
.부실금융기관 정리
(5개 부실은행, 16개 종금사, 4개 생보사, 6개 증권사)
.합병 (한빛, 하나, 국민, 조흥은행)
.해외매각 (제일, 서울, 일부보험회사)
<> 향후 추진과제 (소프트웨어 교체)
.경영지배구조 개선
.여신관행 선진화
.리스크관리체제 구축
.내부경영체계 확신
.기업구조조정의 완결
.효율적인 금융감독체계 구축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
작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 구조조정 작업은 외과수술이었다.
5개 부실은행을 포함해 16개 종금사, 4개 생보사, 6개 증권사 등 많은
금융기관이 정리됐다.
곪아터진 환부와 썩은 장기를 도려내고 잘라낸 셈이다.
상업과 한일은행, 하나은행과 보람은행,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간의
합병도 있었다.
출신을 중시하는 한국적 풍토에선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른바 하드웨어 교체작업을 한 것이다.
대수술을 받은 환자는 이제 조리에 들어갔다.
이 상태에선 정상적인 속도로 뛰기 어렵다.
막 젖을 뗀 어린아이나 다름없다.
구조조정을 하는 목표는 경쟁력을 높이는데 있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험난한 길이 남아 있다.
새로운 하드웨어로 바꿨다고 해서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
믿을 만한 최신형 소프트웨어를 장착해야 한다.
이게 젖을 뗀 아이의 근육을 키우는 작업이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역시 인재확보다.
그중에서도 은행장이 제일이다.
능력있는 은행장 선임은 그 은행의 생존을 좌우하는 열쇠나 다름없다.
그동안 은행장은 연공서열에 의해 내부에서 선임됐다.
전무가 행장을 이어받는게 전통이었다.
이 전통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쇄신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회사 사장 출신인 김정태씨가 주택은행장을 맡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는 있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쳐진 한빛은행에도 한미은행장 출신인 김진만
행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소프트웨어 개조작업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행장만 바뀐다고 모든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행장을 뒷받침하는 임원과 주요 부서장들이 전문가로 채용돼야 한다.
연공서열에 의한 도식적인 인사로는 변화를 추구하기 어렵다.
또 하나는 새 인물이 제 역할을 다 할수 있도록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일이다.
시스템중에선 경영지배구조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은행의 주요 경영전략과 정책을 누가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경영지배구조다.
경영지배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해선 이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은행들은 최근 비상임이사를 늘리고 상임이사를 줄여 이사회구조를 비상임
이사 중심으로 개조해 나가고 있다.
이사회의장도 비상임이사가 맡는게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사회가 은행장을 견제하면서 도와준다는 차원에서 보면 이같은 흐름은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을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은행이 똑같이 이사회를 만들수는 없다.
은행실정에 맞는 선진화된 이사회구조를 갖는게 필요하다.
여신관행을 개선하는 일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거래기업에 대한 신용도를 정확히 판단해 부실을 최소화하는 일은 기본이다.
위험관리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반드시 해야할 숙제다.
이런 일을 다 하더라도 금융구조조정을 완결하는 데는 걸림돌이 많다.
무엇보다도 기업구조조정의 유탄을 맞는게 불안요인이다.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금융기관 부실은 늘어난다.
기아자동차 부채를 탕감해준 예가 대표적이다.
은행을 살리기 위해 기업구조조정은 필요하다.
건실한 기업이 많아야 은행도 살찐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일이 은행의 짐으로 넘어
온다.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기구와 자산(여신) 건전성분류를 고치기로 합의한
것도 은행에는 적잖은 부담이다.
은행들은 내년부터 상환가능성을 따져 여신을 분류한다.
당장은 이자를 잘 내고 있더라도 앞으로 갚을 능력이 없어 보이면 부실에
가까운 여신으로 분류돼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한다.
은행에는 자금부담이 커진다.
정부는 금융구조조정이 작년말로 일단락됐다고 주장하지만 이제 시작
이라는게 외국의 평가다.
소프트웨어를 보강하는 "실천적인 작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금융기관 기업은 물론 정부도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했다고 해서 은행경영에 시시콜콜 간섭하거나 임원
선임에 입김을 불어넣으면 구조조정의 완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어떤 위기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금융시스템을 만드는 데는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아직도 산적해 있다.
< 고광철 기자 gw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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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구조조정 현황과 과제 ]
<> 하드웨어 교체
.부실금융기관 정리
(5개 부실은행, 16개 종금사, 4개 생보사, 6개 증권사)
.합병 (한빛, 하나, 국민, 조흥은행)
.해외매각 (제일, 서울, 일부보험회사)
<> 향후 추진과제 (소프트웨어 교체)
.경영지배구조 개선
.여신관행 선진화
.리스크관리체제 구축
.내부경영체계 확신
.기업구조조정의 완결
.효율적인 금융감독체계 구축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