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4일 정무,문화관광위 건교위 등을 11개 상임위를 열고
제일.서울은행 매각과정의 문제점과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재원 조달방안,
한자병용정책 등을 집중 추궁했다.

<> 정무위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을 상대로
"지난해 5개 은행 퇴출시에는 인수 후 6개월간 발생하는 부실여신만 정리해
주기로 했으나 제일.서울은행에 대해서는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키로
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또 "정부가 대기업 빅딜 과정에서 협력업체들에 대한 경영안정자금으로
2천억원을 특별지원키로 하고 대구은행의 7천억원 상당 부실채권을 매입키로
한 것은 빅딜로 발생하는 지역갈등을 돈으로 치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당 김도언 의원은 "현정부는 지난해 한빛은행장 선임과정에 개입한
것은 물론 최근 시중은행의 행장 선임에도 개입하고 있다"면서 "낙하산식
인사를 방지할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은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재원이 이미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공적자금을 투입할 때 금융기관에 대한 선별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생명 처리와 관련, "대한생명의 부실이 밝혀질 경우 해외매각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책을 추궁했다.

자민련 이인구 의원은 "정부는 64조원을 투입해 은행들의 부실채권을
정리해 클린뱅크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은행들의
부실채권은 더 늘어나 BIS 비율이 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문화관광위 =문화관광부에 대한 정책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신낙균
문화관광부장관을 상대로 한자병용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게 된 경위를
따졌다.

국민회의 정동채 의원은 한자병용이 필요한데도 충분한 국민여론 수렴과정
이나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발표돼 국가적 혼란을 초래
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대통령이 장관의 결심여하에 따라 한 나라의
어문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다는 발상은 저급한 관료주의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장관은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최근 방송개혁위원회가 KBS 광고폐지, 시청료 인상 등 방송구조 개편
까지 관여하는 등 방송을 장악하는 기구로 부상하고 있다"며 "방송개혁
위원장을 상임위에 출석시켜 질의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건교위 =한나라당 이국헌,권기술 의원 등은 "인천 신공항의 경우 외국인
투자 1인당 지분한도가 비록 15% 이내로 제한돼 있다지만 정부 지분이 49%에
불과하기 때문에 외국자본 유치가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경영권을 방어하기
어렵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따졌다.

이정무 건설교통부장관은 "인천신공항의 경영은 외국 기업에 맡기되 지배권
은 정부가 소유한다는게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며 "외국인 1인당 지분제한
등을 통해 지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 이성구 기자 sklee@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