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밀레니엄의 1천년동안 인류에게는 어떤 변화가 올까.

과학저술가 피터 로리가 쓴 "미래의 역사"(이병기 역, 석필)는
서기 2000~3000년의 인간역사를 1백년 단위로 쪼개 보여준다.

이 책은 저자의 표현대로 공상과학서가 아니라 현대물리학의 이름으로 쓴
논픽션이다.

그는 양자론을 우연성에 근거해 해석한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을 비롯
복잡성 과학이론을 정립한 노벨화학상 수상자 일리아 프리고진, 천문학자
칼 세이건 등의 이론을 디딤돌로 삼아 미래 지도를 미리 그려본다.

그는 앞으로 1천년간은 감성의 시대에서 마음의 시대, 자신감의 시대,
마술의 시대, 재난의 시대 등을 거치면서 "세계 정부" "지구관통 터널"
"기억 디자인" 등 기상천외한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한다.

먼저 2100년까지는 질병의 치료보다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현대의학이
"죽음"을 맞게 된다.

22세기초에는 핵가족마저 붕괴돼 가족제도가 종말을 맞고 결혼과 섹스의
개념도 훨씬 자유로워져 윤리 규범의 담장이 낮아진다.

현재의 인간과 전혀 다른 유전인자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23세기에는 "마음을 가진 자동차"가 등장한다.

완전자동 자동차(AGV:Automatically Guided Vehicle)가 일반화돼 교통체증과
사고가 없어지며 운전자의 잠재의식이 자동차를 움직이고 고속도로도 디지털
시스템으로 제어된다.

25세기 중반에는 생체조직으로 만든 인조인간이 인간에 봉사하게 되고
후반에는 인도에서 뉴욕까지 지하터널이 건설되며 인공행성 여행도 가능해
진다.

26세기에는 "컴퓨터 흑사병"이 인류를 위협하고 27세기에는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힘든 "환상"을 만들어내는 법이 발달한다.

29세기에는 인간이 지구를 떠나고 30세기에는 어쩌면 "텅 빈 지구의 평화"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