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갑자기 매수를 늘리는 종목은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으로
떠오른다.

정보력에서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외국인들이 아무런 근거없이 매수할
리는 없다는 통념때문이다.

외국인이 사고 있다는 자체가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워크아웃대상기업인 고합에 증시의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외국인들은 설연휴 다음날인 18일부터 3일동안 고합 1백29만주를 순매수해
지분율을 11.74%에서 16.35%로 끌어올렸다.

같은기간 주가는 약세장에서도 1천4백35원에서 2천35원으로 41.8%나 급상승
했다.

거래량도 급등세를 보여 지난 22일에는 3백만주 이상 거래됐다.

특히 고합은 감자를 위한 주식병합으로 오는 25일부터 약 한달동안 매매
거래가 정지되므로 더욱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부분의 워크아웃기업이 감자를 앞두고는 주가가 매매거래정지기간의
유동성 제약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애널리스트들은 고합의 주가강세 요인을 외국인매수세에서 찾고 있다.

외국인들이 산다는 소식에 일반투자가들의 매수세가 가세하면서 상승바람을
탔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왜 사는지에 대해서는 마땅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CSFB증권 창구를 통해 고합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18일 18만주, 19일 60만주, 22일 51만주를 매수했다.

이는 전체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거의 일치한다.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워크아웃계획에 따라 고합이 울산공장 매각 등을
통해 외자유치를 해야하고 오는 3월초 5천억원의 출자전환이 이뤄질 전망"
이라며 "감자후 기업의 회생가능성이 부각돼 매수세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의 매수세는 매매거래 정지에 앞선 선취매성 성격이 짙다는 설명이다.

회사관계자는 "외자유치나 출자전환등은 지난해 10월에 나온 얘기로 이후
크게 변화된 내용이 없다"며 "3월말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송태형 기자 touhg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