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을 인수키로한 홍콩상하이은행 그룹(HSBC)에 대한 "부실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와 홍콩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부실채권이 급증해 경영위기
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3일자에서 HSBC의 부실화 우려 기사를 크게
보도했다.

작년말 현재 HSBC가 홍콩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
액수는 총 30억3천만달러에 달하며 홍콩내 대출 자산의 경우 3.8%가 부실
채권이다.

작년 6월(1.7%)이후 6개월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면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21% 감소한 43억2천만달러에 그쳤다.

아시아 금융위기로 부실채권 준비 적립금이 97년 10억1천만달러에서 98년엔
26억4천만달러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적이 알려지자 런던 증시에서 HSBC주가는 하루만에 5.1%나 폭락
했다.

문제는 올해도 HSBC의 부실채권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우선 홍콩 경제가 악화일로라는게 걱정거리다.

홍콩의 기업치고 HSBC와 거래가 없는 곳이 거의 없다.

하지만 홍콩의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는 홍콩 기업들의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경기가 바닥을 친 후 6개월 정도되면 부실채권이 절정을 이루게
되는데 홍콩경제가 올 하반기까지는 하강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로인해 이 은행의 부실채권 액수가 하반기에 얼마나 불어날지 예측하기
조차 어려운 상태다.

중국에 대한 대출이 많은 것도 HSBC의 경영에 부담요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에 대한 HSBC의 대출은 총 21억5천만달러로 세계 은행중 가장 많다.

특히 광둥 엔터프라이즈와 광둥투신 등 중국내 도산기업에 대한 대출이
HSBC와 계열 항셍은행을 합쳐 6천4백50달러에 이른다.

중국경제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중국내 자산 부실화도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기도 하다.

이에대해 도이체모건그렌펠의 앤드루 브라운은 올해 이 은행의 자산중
홍콩 자산의 8%(55억달러), 아시아 지역 자산중 85억달러가 부실화되리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인터내셔널의 국제 증시분석가인 안토니 로크도 "홍콩경제가 악화
일로인 상황에서 HSBC가 온전하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한후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뉴욕증시 상장을 모색하고 한국의 서울은행을 사들이는 등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HSBC의 앞날이 그리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