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이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를 비롯한 정보통신업체
육성 정책과 관련해 앞으로 근본적인 사업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져
가겠다는 특유의 "온실론 계절론"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남궁 장관은 최근 외부인사들과의 한 모임에서 "토마토를 온실에서 키우면
겨울에도 재배할 수 있지만 온실 만들기가 쉽지 않고 지역도 제한될수 밖에
없어 보편적인 방법이 아니다"라며 "모든 사람들이 토마토를 키우게 하려면
겨울을 봄날씨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남궁 장관은 이와 관련해 "겨울에 화초가 꽃을 피우려면 정성도 많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모셨던 고 이병철 삼성회장의 일본화초 재배 일화를
소개했다.

삼성의 고 이 회장은 오래전 일본에서 꽃이 아주 예쁜 화초를 발견하고는
한국에 가져와 똑같이 꽃을 피우려고 용인 자연농원에 심었다는 것.

그런데 화초는 일본에서 듣기와는 달리 1년이 넘었는데도 꽃을 피우지
않자 이 회장은 일본인 지인에게 "화초가 잘못된 것 같다"고 불평했다고.

그러자 그 지인은 "내가 키우면 꽃을 피울 수 있다"며 내기를 걸자고
제의했고 이 회장은 그 제안을 받아 들였다.

일본에서는 화초 전문가 1명을 한국으로 보내 화초를 심고 가꾸게 했는데
1년이 채 지나지않아 꽃을 피웠다고 남궁 장관은 설명.

이 회장이 경위를 알아본 결과 일본 전문가는 거의 하루 종일 화초에 붙어
살며 물을 주고 습도를 조절하는등 온갖 정성을 기울인 끝에 꽃을 피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남궁 장관은 이같이 일화를 얘기하면서 "PCS 구조조정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지만 이제 출범한 지 1년여밖에 안된 만큼 좀 더 시간을 주고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PCS업체들을 포함해 국내 통신업체들이 대부분 역사가 짧기
때문에 꽃을 피우려면 훨씬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