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이 중저가화장품 "쥬비스"를 재런칭하며 화장품 매스마켓(수퍼마켓
편의점 할인점시장)석권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 시장 1위 브랜드인 제일제당의"식물나라"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게 됐다.

특히 프랑스 로레알이 "식물나라"인수를 추진중인 가운데 싸움이 시작돼
관심을 끌고 있다.

매스마켓은 국내최대의 화장품회사인 태평양이 유일하게 다른업체들에게
1위를 내주고 있는 시장.

"쥬비스"는 태평양의 "후광"을 업고도 "식물나라"에 눌려 매스마켓에서
2,3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이 시장에서 "식물나라"는 5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반면 "쥬비스"
매출은 1백20억원에 그쳤다.

싸움은 태평양이 먼저 걸었다.

태평양은 이달초 "쥬비스"를 "30대용 피부전문화장품"으로 재런칭했다.

이와 함께 개그맨 서세원씨의 부인 서정희씨를 모델로 내세워 대대적으로
광고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작전명은 "스마일 크러쉬.

웃으면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태평양은 올해"쥬비스"매출을 지난해보다 67% 많은 2백억원으로
늘려잡았다.

또 2001년에는 시장점유율을 35%로 높여 1위에 올라서기로 했다.

태평양은 제일제당이 "식물나라"를 로레알에 팔기 위해 협상중인 틈을 타서
"공격"을 시작했다.

경쟁업체나 상품의 입지가흔들릴 때 이를 기습공격하는 것은 마케팅전쟁
에서의 기본전술이라는 것을 교과서대로 실행에 옮긴 것.

공격의 선봉에 선 태평양의 실무사령탑 이해선 상무가 수년전까지 제일제당
생활용품에서 마케팅업무를 관장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수세에 몰린 제일제당은 태평양의 계산대로 맞대응의 수위와 방법
여부를 놓고 냉가슴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레알을 대상으로 벌여온 "식물나라"매각협상이 여름이후로 늦어지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애를 태우고 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