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도 없고 군청 경찰서 말고는 행정기관도 하나 없습니다"

충남 청양군민들은 같은 세금 내면서 정부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청양군을 관할하는 법원과 세무서는 공주에, 노동사무소는 보령에,
보훈사무소는 부여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양군민들은 이들지역까지 가서 일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빠르게 일처리를 한다 하더라도 하루 품팔이를 해야 한다.

게다가 최근엔 정부가 농산물검사소까지 폐쇄하는 바람에 불편이 이만저만
이 아니다.

농번기는 다가오는데 행정기관을 어떻게 이용해야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지역민들은 "고추 구기자 등 농업이 주산업인 청양사람들에게 농사를 그만
두라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말엔 충청은행이 퇴출되고 인수은행인 하나은행이 청양지점
을 폐쇄시키면서 "시중은행 없는 곳"이 돼버렸다.

은행을 이용하려면 공주나 보령까지 가야 한다.

기업인들은 거래 점포가 폐쇄된 것만도 불편한데 최근 들어서는 여신회수
및 금융거래 중단에 따른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일반인들도 각종 공과금을 내거나 급여이체, 소액자금 이용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도내 시.군중 금산 다음으로 벽지노선이 많은 까닭에(21개 노선,
94.5km) 배차간격이 긴 것도 주민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처럼 "삶의 질"이 계속 떨어지면서 청양군은 해당 요로에 건의서를
보내는 등 서비스 기관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으나 아직껏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청양군청 정학진 계장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최소한의 기관조차 없어
지역민들의 불편이 크지만 대책이 없어 막막한 상태"라고 말했다.

< 청양=이계주 기자 lee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