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최순영 회장이 구속된 후 대한생명 처리문제가 생명보험업계 최대의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53년 역사를 가진 국내 최고생보사인 이 회사는 무엇보다 탄탄한 영업조직
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자산은 15조원으로 삼성 교보에 이어 업계 3위지만 인적 자원과 조직은
이들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수하다.

일반인들에겐 국내에서 가장 높은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대한생명은 경영실적의 척도중 하나인 비차익이 1천억원대에
달하는 등 알짜배기 회사다.

이같이 엄청난 자산과 경영효율 등을 감안할 때 이 회사의 처리는 반대로
딜레머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관련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자산 부채에 대한 실사가 진행중
이어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만약 독자적인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국내외 투자자에게 공개 매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매각작업에 나서면 기존의 외자유치 협상 파트너였던 미국
메트로폴리탄생명에 우선권을 주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당국은 생명보험사 2차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상황에서 대한생명이라는
복병을 만난 셈이다.

이에따라 가급적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결국 대한생명의 처리는 실사결과에 따라 상이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금감위는 이에따라 대한생명의 매각이 불가피한 경우 국내외 투자자에게
공개입찰에 부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매각을 고집할 경우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
이다.

특히 63빌딩의 주인이 외국인으로 바뀌는 데 대한 반대 정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 기업에 매각하면 특혜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절차에
있어 최대한 투명성을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실제로 생명보험업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추진중인 몇몇 그룹사들이 벌써
부터 대한생명 매각에 대비해 전략을 짜는 등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국내 보험사가 해외자본에 매각되는
것을 꺼려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본다"며 "국내외 투자자의 경쟁이 치열
하면 그만큼 비싼 가격이 팔 수 있어 정부로서는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