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각변동의 진원지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탐지된고 있다.

우선 생명보험 빅3중 하나인 대한생명의 향후 거취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현대그룹이 신규진출을 공식화했다는 점.

LG그룹은 이미 지난해 11월 재정경제부에 신규생보사 설립인가서를 냈다.

두 그룹의 생명보험업 진출은 업계에선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5대 그룹간 각축전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읽게 한다.

다시말해 국내 생명보험시장은 삼성 교보 등 기존 대형사 그룹과 신규
진출할 5대 그룹 계열 생보사 그리고 푸르덴셜생명 메트로폴리탄생명 등
다국적 보험그룹들이 서로 경합하는 무대로 바뀔 공산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처럼 굵직한 상황변화와 함께 부실생보사를 대상으로한 2차 퇴출조치가
다가오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정상화계획 이행 촉구대상중 동아 국민 태평양
한덕 조선 두원 등 6개사가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한일생명은 쌍용그룹 지원아래 후순위채 발행 및 증자를 추진중에 있어
정상화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들 6개사와 한국과 한성생명 처리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부실 회사를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생명은 현대그룹의 관계사로서 현대는 오는 3월까지 신설사를 설립,
한국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생보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도 한성생명을 흡수 합병하는 방식을 추진중에 있다.

따라서 생보사 2차퇴출은 현대 LG그룹의 신규진입과 동전의 앞뒤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당국은 부실생보사에 대해선 대주주지분 소각조치및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재무구조를 건실화한 다음 국내외 투자자에 공개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연 국내 생보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투입해야 할 공적 자금 다시말해
국민의 세금을 얼마나 써야 하느냐는 점이 논란이 될 수 있다.

재경부는 현대와 LG그룹에 대해 한국과 한성생명 이외에 부실생보사중
1개사씩을 추가 매입하도록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위해 2개 부실사를 인수할 경우 지급여력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증자
부담을 5년동안 분할, 추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도 해주겠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현재의 보험업법상 5대 그룹이 생보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생보사를 새로
설립한뒤 부실 생보사를 하나 인수하거나 부실 생보사 2개를 인수하도록 돼
있다.

현대와 LG그룹이 이같은 방식을 취할 경우 구조조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한성생명도 6개사와 같이 처리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예정대로
18일부터 자산부채 실사작업에 들어갔다"는 감독당국 관계자의 말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보험업계에선 진출방식이 어찌됐건 현대 LG그룹의 신규 참여에 대해 인정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로써 국내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과 대우그룹 관계사인
삼신올스테이트생명 SK그룹의 SK생명과 함께 5대 그룹 모두 산하에 생보사를
갖게 되는 셈이다.

이와관련 신이영 생명보험협회 상무는 "삼성 등 기존 생보사의 경우 상품및
판매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생보산업 차원에선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등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 송재조 기자 songj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