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스카우트"가 전문직 업종에서 새로운 인력채용 방식으로 각광
받고 있다.

한 두명의 필요한 인원만이 아니라 팀 전체를 통째로 뽑아 오는 스카우트
방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책임자와 중간 관리층, 말단사원으로 이뤄지는 피라미드식 조직 전체를
그대로 들여와 스카우트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금융및 법조계에서 간헐적으로 시도됐던
피라미드 스카우트가 요즘들어 회계법인들간에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5대 회계법인중 하나인 아더 앤더슨은 얼마전 경쟁업체인 PwC로부터
금융 컨설팅팀 전체를 스카우트했다.

PwC는 작년초에 미국 쿠퍼스&라이브랜드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가 합병해
만든 세계 1위의 회계법인.

PwC를 꺾으려면 한 두명으로는 안되고 금융팀 전체를 데려와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팀은 5명의 중역과 10명의 매니저, 그리고 17명의 비서와 분석가 등
모두 32명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팀 전체를 잃은 PwC로서는 타격이 적지 않았다.

역시 5대 회계법인중 하나인 KPMG도 작년에 경쟁사로부터 여러개의 팀을
이식해 왔다.

쿠퍼스&라이브랜드도 합병하기전에 당시 경쟁업체였던 프라이스워터하우스
로부터 피라미드 스카우트를 해와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처럼 피라미드 스카우트가 성행하는 까닭은 여러가지다.

우선 스카우트의 효과가 보장된다.

특히 팀단위로 일해야 전문성이 보장되는 컨설팅업계에서는 한두명만을
스카우트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회사 전체를 사는 것은 리스크가 많다.

관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기업 컨설팅분야는 매년 시장규모가 50% 정도씩 급성장하고 있어 전문인력
만 있으면 얼마든지 돈벌이가 가능하다.

컨설팅업체들은 기업회계 정보기술(IT), 재무 인사 등 모든 분야에서
가능한 한 많은 컨설턴트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피라미드 스카우트에는 매우 치밀한 준비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충고한다.

우선 스카우트대상 팀의 오피니언 리더를 정확히 포착, 설득작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것.

오피니언 리더를 통해 팀 전체의 동의를 얻어 팀워크가 깨지지 않은 상태
에서 그대로 이식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일반 스카우트와는 달리 헤드헌팅업체를 거치지 않고 담당 실무자가
직접 나서는게 보통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피라미드 스카우트는 개인별로 이뤄지는 헤드헌팅과
대규모 기업인수합병(M&A)이 갖고 있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성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