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경엔 보이지 않는 거미줄이 쳐져 있다.

바로 "TECS"(Treasury Inforcement Communication System)란 외환거래
감시시스템이다.

과거 한국의 고위층 관계자들이 이따금씩 외환 불법소지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도 바로 이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TECS는 미국 관세청을 중심으로 연방수사국(FBI) 국세청(IRS) 마약단속청
이민국 등 20여개 연방기관 정보망을 연결해 3백65일 24시간 국경을 감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엔 재무부 금융정보망(FINSEN)에서 보내오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축적된다.

이민국의 출입국 정보와 국세청의 정보도 마찬가지다.

업계가 공급하는 선박항공기 운항정보도 TECS의 중추자료로 활용된다.

TECS 시스템에는 1만달러를 넘는 화폐와 은행계좌 및 금융자산 휴대 반출입
정보가 빠짐없이 담긴다.

뿐만 아니다.

국경을 통과하는 여행자는 물론 차량 선박 항공기 등에도 감시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탑승자 전과 및 혐의정보가 TECS안에 수록돼 있다.

민간항공기 비행정보까지 기록돼 있을 정도다.

미국 관세청은 이를 기반으로 국경을 통과하는 모든 개인과 물품 정보를
검색한다.

공항.항만 사건 및 사고 기록을 조회하고 선박이나 항공기를 추적하는데도
필수적이다.

미국 국경을 넘는 불법외환이나 마약자금은 빠짐없이 이 망에 걸려들게
돼 있다.

미국이 이같은 국경 감시시스템을 구축하는데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적
이었다.

미국 금융기관은 "금융기관 기록보존 및 은행비밀법"에 따라 1회 또는
1일당 1만달러 이상의 현금거래 또는 3천달러 이상의 금융상품이 매매될
경우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기록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이 정보는 고스란히 FINSEN에 담겨 TECS로 연결된다.

미국은 이미 70년대 TECS를 개발해 활용해 왔다.

이어 88년부터 미 재무성과 관세청이 공동으로 설립한 금융법률진행센터에서
TECSII란 첨단 국경감시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