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타수 1안타, 타율 1할2푼5리"

감사원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무려 60여명의 감사인원을 동원,
8개월동안 벌인 김만제 전 포철회장을 고발한데 대한 결과다.

프로야구에서 이 정도 타율이면 방출감이다.

감사원은 지난해말 김 전포철회장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기밀비 4억2천여만원을 횡령한 것과 <>지난96년 전기강판시설 공사업체
변경 <>수재슬래그(고로공정의 부산물) 판매권 한중에 이관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등 총3건이다.

감사원은 이밖에 <>그린관광호텔 매입매각 <>삼미특수강 인수시 기술료
과다지급 등 4건에 비리의혹이 있다며 감사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그러나 9일 김 전회장을 회사기밀비 4억2천4백15만원
을 개인용도로 유용한 혐의로만 불구속기소했다.

나머지 7건은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수사 과정에서 감사결과와는 달리 김 전회장의 결단이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준 사례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포철은 지난 95년 김 전회장의 지시로 출장자 숙소용으로 그린관광호텔을
96억7천여만원에 매입했다가 비난이 일자 11억여원의 이익을 남기고 1백8억원
에 되팔았다.

전기강판공사 건도 마찬가지.

당초 이 공사를 수주한 업체는 포철 계열사인 포스코개발로 3백40억원에
낙찰받았다.

그러나 예정가에 훨씬 못미치는 저가 낙찰로 부실공사가 우려되자 34억원을
더 주고 대림건설로 업체를 바꿨다.

부실공사를 사전에 방지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같은 검찰의 수사결과에 당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수사로 감사원의 무리한 감사가 드러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포철에 대한 감사가 한창 진행될 때 향간엔 김 전회장을 향한 표적감사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법조인 출신이 감사원장이어서 감사원이 더욱 난처한 입장에 빠진 셈이다.

하무튼 감사원은 김 전회장에 대한 고발로 감사의 신뢰를 잃게된 점이
앞으로 감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