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의 주원인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분만중 태아의 저산소증"
이 아니라 "자궁내(양수 또는 태아) 감염"이라는 사실이 서울대병원 의료진
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병원 산부인과 윤보현 교수팀은 지난 93~95년 내원한 환자중 양수검사를
하고 임신 35주 이전에 조산한 신생아 1백23명을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뇌성마비의 상당수가 자궁내 염증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연구결과 뇌성마비가 발생한 14명은 자궁내감염이 일어날 때 증가하는
양수내 백혈구와 사이토카인(면역조절 단백질의 하나) 농도가 정상아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태아염증을 나타내는 탯줄염증 빈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궁 내의 양수나 태아가 감염돼 염증이 생길 때 태아에서 자연
분비되는 면역물질 사이토카인이 뇌손상을 일으켜 뇌성마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결과는 뇌성마비가 출산중 저산소증에 의해 발생한다는 오랜 이론을
뒤엎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19차 미국 모체태아학회에서
최우수연구상을 수상했다.

감염이 뇌성마비의 원인인 것으로 검증되면 자궁내감염 상태를 조기진단
하고 항생제을 투여해 뇌성마비를 예방하는 방법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조산아의 약 5%가 뇌성마비가 걸려 매년 3천여명의 뇌성마비아가
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