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요르단 국왕의 사망으로 중동정세 변화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방권과 아랍권의 가교역할을 해 온 그의 사망은 요르단은 물론 중동지역
정세 구도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후세인 국왕의 죽음으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될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그의 타계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중동 진영과의 협상고리를 잃게 됐기 때문
이다.

특히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팔레스타인 문제는 요르단의 국내외
정치에 폭발성을 지닌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관심사는 압둘라 이븐 후세인 새 국왕이 요르단의 안정 및 중동
평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다.

직업군인 출신인 그는 부친처럼 노련미를 갖출 기회가 없었다.

그의 통치 및 외교능력에 회의를 갖는 목소리가 높다.

이란의 군사지도자들은 "압둘라 새 국왕이 무능력한 인물"이라며 벌써부터
그를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후세인 국왕의 사망으로 당장 요르단 국내와 중동 전체의 역학관계
에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압둘라 새 국왕은 기존 친서방 노선을 유지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임을 약속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즉각 압둘라 새 국왕에 대한 지지를 표명, 힘을 실어줬다.

미국은 가급적 빨리 3억달러의 자금을 요르단에 지원키로 했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압둘라의 왕위 계승을 둘러싼 요르단 국내외의 잠재적
불안을 해소시켜 주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국가중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이 압둘라 국왕 지지를 선언
했다.

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역시 압둘라 국왕을 지지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리비아 이란 등 서방국가들과 대립하고 있는 국가들은
"압둘라 새 국왕은 친미노선을 버리고 아랍 진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밝히는 등 중동 지역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