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피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3일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한.미투자협정에 대해 "협정체결여부는 순전히 한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피셔 부대표는 4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김포공항에서 가진 출국기자회견
에서 "투자협정은 한국이 먼저 미국에 제안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협정 체결을 중도에 포기할지 여부도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항
이며 (한국이 포기하더라도) 미국은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협정 쟁점에 대한 이견해소 여부와 관련, "단기 투기성 외환거래
규제장치(세이프가드), 내국민대우 분야 등에서는 진전을 봤으나 스크린쿼터
(국산영화의무상영제) 축소문제는 한국정부 입장에선 해법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해 스크린쿼터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가 슈퍼 301조를 부활한 직후 그가 한국을 찾은데 것이 통상압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비쳐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철강 쇠고기 의약품 정부조달
분야에서 양국간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방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슈퍼 301조 부활은 특정국가를 표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
라고 덧붙였다.

일본 중국을 방문한후 지난달 31일 방한한 피셔 부대표는 청와대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외교통상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을 돌며 당국자들과 통상현안을
논의했다.

그는 또 정세영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 등 재계 인사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관계자들과도 만났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