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IMF 환란조사 특위"는 3일 허만귀 전경남 종금사장, 이창재 전고려
종금사장, 박종석 전한화종금회장 등 종금사 전직 대표들을 출석시켜 종금사
인허가 및 부실감독에 대한 이틀째 신문을 벌였다.

특위 위원들은 이들을 상대로 종금사 인허가 과정에서의 정치권 로비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허만귀 전경남종금사장은 답변에서 "95년 이후 은감원과 재경원으로부터
1년에 1번 감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지적사항은 없었다"며 "외환업무나 자금
조달운용에 대한 감사도 철저하게 받지 않았다"고 말해 재경원의 관리감독이
부실했음을 시사했다.

허 전사장은 그러나 당시 집권당이 종금사들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금
했다는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4.11 총선 직전 마산에서 열린 신한국당
도지부 후원회에 2백만원의 후원금 낸 것 외에는 일체의 정치자금을 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참고인으로 나선 이우영 전한국은행부총재는 "92년6월 금융제도발전심의위
원회에 지방단자사의 종금사 전환 안건이 상정됐을 때 나를 포함한 몇몇
위원들이 지방단자사는 규모가 영세한데다 과당경쟁의 우려가 있어 반대의견
을 냈다"고 말했다.

이 전부총재는 이어 "당시 재무부가 종금사 전환을 유보키로 해놓고 93년
1월9일 일방적으로 종금사 전환 방침을 발표한 것은 잘못됐다"며 "94년
1차로 종금사 전환을 허가할 때도 전체적인 금융산업 개편방향은 나와있지
않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질의에서 자민련 김칠환 의원은 "경남종금 대주주였던 김인태씨는 김영삼
전대통령과 아버지 김홍조옹, 차남 현철씨 등 3대에 걸쳐 연분을 맺은
인물로 사석에서 "92년 대선자금 수백억원을 지원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고
주장하며 대선자금 제공 의혹설을 제기했다.

국민회의 정세균 의원은 "지난 97년4월 한길종금을 인수한 성원토건이
20여일만에 경남종금의 최대 주주로 등장해 정치권 후원 등의 의혹이
제기됐었다"며 "경남종금이 성원토건의 사금고 및 자금조달 창구가
아니었느냐"고 따졌다.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은 "지난 97년8월부터 12월까지 한솔 경남 항도 신세계
등 부산지역 4개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기업어음 이중매각 사건은 도덕적
해이의 극치"라고 질책했다.

< 한은구 기자 tohan@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