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경제장관 차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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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장관들이 지방 순회에 나선다.
이 장관이 먼저 4일과 5일 각각 대구와 부산을 방문해 지역 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광주), 김성훈 농림부장관(경기도), 이정무
건설교통부장관(강원도), 이기호 노동부장관(울산), 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
(대전),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인천) 등 경제장관들이 모두 전국을 돌기로
했다.
명분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지에서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 지역경제 활성화 간담회이지 사실은 특정 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다.
좀더 확실히 얘기하면 최근 야당의 "영남 차별론" 정치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529호 사건"이후 장외로 뛰쳐나간 한나라당은 마산 구미 등 영남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영호남 지역차별론"을 들먹이며 현 정부를 공격했던
터다.
때마침 대구 부산을 중심으로 "영남 공장은 연쇄 부도를 맞고 있는데
광주의 회사들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밑도 끝도 없는 유언비어마저
나돌았다.
이에 대해 경제장관들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일종의 정치행사에 경제장관들이 동원된 셈이다.
문제는 지금 경제장관들이 정치행사에나 참여할 만큼 태평한 때냐는 점이다.
외환위기를 벗어나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지만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게 우리 현실이다.
세계경제는 러시아 브라질 등 "지뢰 투성이"다.
반도체 빅딜 등 구조조정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장관들이 산적한 현안을 뒤로 하고 "지역차별은 없다"며 정치구호나
외치고 다닐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란 얘기다.
물론 경제회복을 위해선 정치안정도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흉흉한 지역민심을 추스리는 것도 중요한 국정중 하나인게
사실이다.
하지만 근거도 없는 영호남 경제차별설에 경제장관들이 나서 일일이 대응할
만큼 우리는 여유롭지 못하다.
산업생산 실업률 어음부도율 등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영호남간 차별이
없다는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걸 갖고 경제장관들이 줄줄이 나서 해명하고 다니는 모습은 영 개운치
않은 점이 있다.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응하는 것은 정치권이 할 일이다.
정치인들이 해야할 일에 경제장관들이 "차출"되는걸 외국인들은 어떻게
이해할지 모르겠다.
< 차병석 경제부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
이 장관이 먼저 4일과 5일 각각 대구와 부산을 방문해 지역 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광주), 김성훈 농림부장관(경기도), 이정무
건설교통부장관(강원도), 이기호 노동부장관(울산), 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
(대전),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인천) 등 경제장관들이 모두 전국을 돌기로
했다.
명분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지에서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 지역경제 활성화 간담회이지 사실은 특정 지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다.
좀더 확실히 얘기하면 최근 야당의 "영남 차별론" 정치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529호 사건"이후 장외로 뛰쳐나간 한나라당은 마산 구미 등 영남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영호남 지역차별론"을 들먹이며 현 정부를 공격했던
터다.
때마침 대구 부산을 중심으로 "영남 공장은 연쇄 부도를 맞고 있는데
광주의 회사들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밑도 끝도 없는 유언비어마저
나돌았다.
이에 대해 경제장관들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일종의 정치행사에 경제장관들이 동원된 셈이다.
문제는 지금 경제장관들이 정치행사에나 참여할 만큼 태평한 때냐는 점이다.
외환위기를 벗어나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지만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게 우리 현실이다.
세계경제는 러시아 브라질 등 "지뢰 투성이"다.
반도체 빅딜 등 구조조정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장관들이 산적한 현안을 뒤로 하고 "지역차별은 없다"며 정치구호나
외치고 다닐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란 얘기다.
물론 경제회복을 위해선 정치안정도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흉흉한 지역민심을 추스리는 것도 중요한 국정중 하나인게
사실이다.
하지만 근거도 없는 영호남 경제차별설에 경제장관들이 나서 일일이 대응할
만큼 우리는 여유롭지 못하다.
산업생산 실업률 어음부도율 등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영호남간 차별이
없다는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걸 갖고 경제장관들이 줄줄이 나서 해명하고 다니는 모습은 영 개운치
않은 점이 있다.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응하는 것은 정치권이 할 일이다.
정치인들이 해야할 일에 경제장관들이 "차출"되는걸 외국인들은 어떻게
이해할지 모르겠다.
< 차병석 경제부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