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법무장관은 2일 대전 법조비리사건 수사결과에 대한 소장검사들의
집단움직임에 대해 "동기의 순수성은 인정하지만 집단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검찰조직은 기강을 생명으로 하는 만큼 내부의 집단 반발로
인해 총장이 사퇴할 경우 그 누구도 소신을 가지고 검찰조직을 지휘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총장이 사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사상 초유로 일선 검사들의 검찰수뇌부 퇴진 서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날 김태정 검찰총장의 사의설이 나돌아 진위 파악에 나서는 등 한때
검찰이 술렁였다.

소문은 순식간에 그럴듯하게 포장돼 퍼져나갔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검찰수뇌부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의사를 표명, 김 총장의 사의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총장 사의설은 언제라도 다시 거론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검사들의 서명파동은 당초 항명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지휘체계를
거쳐 검찰수뇌부에 전달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검 평검사 40여명은 지난 1일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뇌부의 거취
표명 등을 요구하는 건의서에 연대 서명, 박순용 서울지검장을 통해 총장에게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전국검사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서명을
중단했다.

부산지검과 인천지검 평검사들은 이날 회의석상에서 김 총장의 사퇴와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수뇌부에 제출했다.

<>.이날 회의는 취재기자등 외부인의 출입을 완전 통제한채 밤늦게까지
진행돼 검찰개혁을 놓고 검사들간에 격론이 오갔음을 반증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 사상 처음 열리는 난상토론이 그동안 쌓였던
불만과 건의사항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회의가 길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7시께 인근 식당에 도시락 1백개를 주문, 회의가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검사들은 동료 및 선배검사들의 사표제출과 항명파동
등으로 입맛을 잃은 듯 대부분 도시락을 깨끗하게 비우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소장검사들중에는 화장실을 다녀오는 틈을 타 토론내용을 점검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