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가늘게" "인간 중심적인 기능"

21세기 신섬유 시장을 지배할 키워드다.

가는 실로 짠 옷은 코팅을 안해도 방수가 되는등 다양한 기능을 갖는다.

촉감도 좋고 탄성도도 높다.

세계 섬유업계가 보다 가는 실을 뽑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신섬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섬유업계의 경쟁은 보다 인간의 감성을
잘 충족 시키는 기능성 섬유의 개발로도 나타난다.

더러운 곳에서 일해도 광촉매를 입힌 덕에 세탁할 필요가 없고 옷을 입은
사람이 원하는대로 색깔이 변하며 추운데서는 보온효과를, 건조한데서는
보습기능을 갖춘 신섬유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

이런 분야에서 한국을 메카로 만들겠다며 땀을 흘리는 한국인들이 있다.

효성 섬유연구소 권익현 소장(49)은 나일론을 보다 가늘게 만드는데
20여년을 바쳤다.

그가 최근 개발한 직접방사를 이용한 0.3데니어급 나일론 섬유 제조공정
기술은 그 결과물이다.

1 데니어는 1g으로 9천m를 만들 수 있는 실의 굵기.

일반 나일론 섬유는 3데니어급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의 핵심은 공정에 있다.

굵기가 1데니어 이하인 마이크로 섬유는 대부분 복합방사로 만든다.

나일론 고분자와 또 다른 고분자를 합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실을 뽑기전에 고분자를 서로 분할 하거나 뽑은 뒤에 다른
고분자를 녹여야 한다.

반면 권 소장은 나일론 고분자만으로 가는 섬유를 뽑아냈다.

직접방사를 채택 한 것.

복합방사보다 20~30%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권 소장은 "복합방사로는 0.001데니어급도 개발된지 오래지만 직접방사를
통해 0.3데니어급 섬유를 뽑아낸 것은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공정기술은 마이크로 섬유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 할
전망이다.

세계 마이크로 섬유 시장은 연간 6천t규모로 매년 20~30% 성장하고 있다.

코오롱의 이호경(42)샤무드 생산팀장은 인공피혁이라는 신섬유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샤무드는 그가 지난 93년 원사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인공피혁.

흔히 얘기하는 인조피혁과는 차원이 다르다.

구조가 직물 타입이 아니라 부직포 처럼 그물 형태로 3차원적이다.

덕분에 대각선으로 잘라도 올이 풀리지 않는다.

다양한 모양의 봉제가 가능한 것.

실도 0.01데니어급의 극세사여서 가볍다.

천연피혁 무게의 3분의 2 수준이다.

천연피혁 보다 균일한 품질로 양산 할 수 있고 봉제시 손실도 적다.

항균방취가 양호한 것도 잇점이다.

이 팀장의 인공피혁 개발은 일본 쿠라레이와 도레이에 이어 세계 3번째다.

그러나 햇수로는 20년 뒤늦었다.

이 팀장은 2년내에 기술과 시장점유율등에서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있다.

염색 견뢰도를 물세탁에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2년후 상용화를 목표로 염색업체와 공동 연구중인 것도 이같은 꿈을
실현키 위한 것.

인공피혁 의류의 두께를 현재의 0.5mm에서 0.25mm로 얇게 만드는 기술도
개발중이다.

2001년께 이 기술이 실용화 되면 외투 뿐아니라 조끼등도 인공피혁으로
만들 수 있게된다.

무게를 천연피혁의 절반 수준으로 가볍게 하는 기술은 내년쯤 상용화 시킬
계획이다.

삼양사 중앙연구소 노영욱 박사(32)는 저융점 접착용 원면 시장의
개척자다.

접착용 원면은 녹여서 접착제로 쓸 수 있는 특수한 폴리에스터.

브래지어 안감 매트리스등에 사용된다.

자동차 내장 보강용등 산업용으로도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후진국에서는 접착제(아크릴)을 유기용매에 녹여 스프레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환경규제 강화로 접착용 원면이 이를 급속히 대체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 박사는 삼양사를 이 시장에서 세계 최대 생산업체로 우뚝 서게 한
주인공이다.

연간 수요가 13만t에 이르는 세계 시장에서 삼양사는 1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97년 접착용 원면 공장에 연속공정을 유일하게 전면 도입한 게
도움이 됐다.

노 박사가 개발한 공정 기술이다.

소량을 단계적으로 생산하는 배치공정을 대체함으로써 생산량을 10배
늘리고 제조원가는 20% 줄였다.

노 박사는 이 보다 제조원가를 20% 절감할 수 있는 또 다른 연속
생산기술을 개발중이다.

2001년께 상용화 할 예정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POF(플라스틱광섬유).2003년 상용화를 계획중인 POF는
이미 LAN(구역내통신망)용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2000년에 3천5백억원의 세계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리광섬유보다 전송손실은 크지만 동축케이블 보다는 100~ 1000배 좋다.

가격은 동축케이블보다 낮아 전망이 매우 밝다.

< 오광진 기자 kjo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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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 거미줄섬유 현실화 ''눈앞'' >>

거미줄(Spider Silk)로 짠 옷이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천연섬유 및 합성섬유보다 강도가 높다는 거미줄.

거미줄은 높은 탄성등 탁월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양산하기가 어려워
실용화 되지 못했다.

누에로부터 쉽게 얻을 수 있는 누에 실크와는 달랐던 것.

거미는 서로 잡아 먹어 좁은 공간에 가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의 영역에 머물러온 거미줄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인공합성의
길이 열렸다.

지난해 덴마크 동물학자인 프릿츠 볼라스는 거미 몸체의 한 관에서 액상의
단백질이 흐르며 실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발견했다.

이에 앞서 생물학자들은 거미줄 관련 유전자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이 유전자를 박테리아에 이식, 거미줄 원료를 만들 수 있는 기틀을
마련 한 것.

원료 생산과 합성과정을 흉내 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