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화합형 정계개편 추진과 관련해 여권핵심부와 모종의 교감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전두환 전대통령이 일본 방문 이틀째인 1일
국내 정치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오히려 그의 속내에 관심을 쏟게
하고 있다.

전 전대통령은 이날 주일 한국특파원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를 아나, 경제를 아나"라며 언급을 회피하면서 예의 "네탓
이요"론을 피력했다.

그는 "모든 세상만사의 실패나 잘못을 자기에게서 찾지 않고 남에게서
찾으려하기 때문에 원수가 생기고 원한이 생기게 된다"며 모든 탓을 자기
에게 돌려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전 전대통령이 지난 88년 백담사 유배후 첫 해외 나들이
에서 그것도 기자단과의 첫정식 간담회에서 "내탓"을 역설한 데는 여야 정치
권에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야간 극한 대결이나 지역감정, 빅딜을
둘러싼 노조의 반발, 검찰파동 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비유적으로 해법을 전하려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