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기존 엔진에 비해 출력이 10%이상 강하면서도 휘발유는
35%나 적게 먹는 가솔린 직접분사(GDI)방식의 21세기형 차세대 엔진을 개발,
오는 4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 엔진은 현대가 4월초부터 시판하는 4천5백cc급 초대형 승용차 "LZ"에
처음으로 장착된다.

이충구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은 "4천5백cc급 8기통 GDI
엔진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이미 엔진 생산라인 설치가 끝나 오는
4월초 판매에 들어가는 LZ에 장착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현대의 GDI엔진 양산은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이며 8기통 엔진으로는 세계 처음이다.

현대의 GDI엔진 개발 프로젝트에는 현재 소형 GDI엔진만 생산하고 있는
미쓰미시자동차도 공동 참여했다.

이 부사장은 "GDI엔진은 선진국의 연비 및 환경규제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엔진"이라며 "앞으로 배기량이 적은 엔진도 이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엔진은 일반 가솔린 엔진과는 달리 실린더에 직접 연료를 분사하는
방식을 채택, 연료효율이 35%나 높다.

연료비를 3분의 1이상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엔진의 연료혼합비(공기:연료)는 30~40대 1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린번 엔진(21~24대 1)보다도 훨씬 더 효율적이다.

반면 출력과 토크(구동축에 걸리는 회전력)가 10%나 향상돼 힘이 좋고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90%나 줄어 환경친화적이다.

지난 80년대까지 널리 사용되던 캬뷰레터 엔진이 1세대, 현재 주종을
이루고 있는 MPI(Multi-Point Injection) 방식이 2세대라면 GDI방식은
21세기에 각광을 받을 제3세대 가솔린 엔진이라고 현대는 설명했다.

지금까지 GDI엔진 양산에 성공한 회사는 미쓰비시나 도요타 2개사 뿐이며
이들이 개발한 GDI엔진도 4기통 2천cc급 미만 소형 엔진이다.

이번에 개발된 4천5백cc급 8기통 GDI 엔진은 공동개발 작업에 참여한
미쓰비시도 일본내에서 생산할 계획인데 주요 부품 가운데 상당수는 현대가
공급하게 된다.

현대는 이 엔진을 곧 생산에 들어갈 3천~3천5백cc급 6기통 엔진인 오메가
엔진 생산 라인에서 함께 생산토록해 설비 비용도 최소화했다.

이충구 부사장은 "현대자동차는 이 엔진 개발로 독자 엔진의 풀 라인 업
(Full line up)을 갖추게 됐다"며 "GDI의 뒤를 이어 새로운 동력원으로
각광을 받을 연료전지(Fuel Cell)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등 핵심 기술
개발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용어설명 >>

<>GDI엔진

GDI엔진은 말그대로 가솔린을 실린더에 직접 분사한다는게 특징이다.

기존 가솔린 엔진인 MPI엔진은 연료를 실린더밖에서 분사시켜 공기와
혼합시킨뒤 이 혼합 연료를 실린더로 보낸다.

따라서 혼합 연료를 실린더에 제때 공급하지 못하거나 폭발을 제어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GDI엔진은 고성능 연료분사기를 통해 실린더에 직접 연료를
분사시켜 즉각 공기와 혼합시킨다.

연료분사 시점을 폭발행정과 정확히 일치시킬 수 있는 것이다.

연료를 직접 실린더에 분사한다는 점에서 디젤엔진과 같은 개념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