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아마 가릴것 없이 골프에선 전력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골프에서의 우연성은 어디까지나 1회용이다.

미국 투어를 보더라도 우승경쟁 프로는 대개 정해져 있다.

아마추어세계에서도 평균치는 평균치.

비록 종이 한장 차이더라도 그 평균치는 라운드마다 지속된다.

평균적 실력차는 바로 그 차이를 인정해야 극복할수 있다.

자신의 객관적 실력을 솔직히 인정하는데서 이기는 방법이 잉태되는 것.

한수 밑의 실력인데도 기를 쓰고 이기려 하면 스코어 차이가 더 벌어진다.

객관적 실력차가 있는데도 그걸 인정치 않고 플레이하면 매번 무리가 따르게
된다.

그러나 "한 수 밑이다"하며 솔직해지면 걱정이 없어진다.

걱정이 없어지면 볼을 눈앞에 두고 당당해 진다.

당당함은 샷에 대한 자신감을 붙게 만든다.

자신감이 붙으면 당연히 샷의 질이 좋아진다.

설사 미스샷이 났더라도 이미 그 차이를 인정했기 때문에 충격이 없다.

충격이 없으면 평온이 지속되고 그 평온이 바로 슬기로운 골프를 만든다.

하수가 고수에게 번번히 지는 것은 하수인데도 이기려하기 때문이다.

고수들은 그걸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다리기만 한다.

바로 그럴때 당신은 다음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

"지루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는 하수대로의 골프를 칠테니 잠시만 더
기다리시죠"

하수대로의 골프는 핸디캡 받은 대로의 골프이고 그이상의 몰락은 없는
골프이다.

이는 하수 입장에서도 아주 재미있는 골프이다.

솔직해지면 고수와의 골프도 여유있게 즐길수 있고 차츰 그 갭도 줄어든다.

< 김흥구 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