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확률이야기) '점의 통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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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 공군사관학교 교수 gemkim@hanmail.net >
소규모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높은 관심을 갖는 직종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사업이 가능하고 수요도 많은 분야다.
그런 조건을 두루 잘 갖춘 직종은 어떤 것들일까.
점집이 그중 하나다.
최근에 점보는 곳이 늘어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심지어 2,3개월간 역술을 가르쳐서 개업토록 하는 "속성 역술학원"도
잇따라 생겨난다고 한다.
역술에 대한 수요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
신년운수 입시 결혼 선거 작명 사업확장 빌딩위치 개업일 이사 묘자리
등 운세를 따지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IMF체제하에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역술은 전문 자영업이다.
전문업이라고 하지만 의사나 변호사처럼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신이 내렸다든가 계룡산에서 수도를 했다고
우기면 된다.
또 자영업이라지만 자본이 없으면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시작해도
되고 약간 투자를 하고 싶으면 사무실을 얻어 "동양철학원" 혹은
"미래정보센터"라는 간판을 달면 된다.
적은 투자에 비해 수익성은 높다.
보통 역술원의 가격이 한 사람을 보는데 최소한 2만원이고 한 사람을
추가로 보는데 같은 액수가 덧붙여진다.
대개 가족의 운수를 함께 보는 경우가 많으므로 하루에 손님이 몇 명만
있어도 충분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더욱이 이름을 갈아야 한다거나 부적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고객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경우에는 상당한 수입이 추가된다.
실제로 점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초보자라 할지라도 2,3개월의 속성학원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
더욱이 점보는 고객들은 까다롭지가 않다.
옷을 고르는 고객처럼 색상 디자인 등을 따지지 않는 것이다.
궁합 택일 합격여부 당락여부 등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상황과 주관적인
판단을 결합하여 결정하면 된다.
경험이 쌓이면 이 분야에서도 맞힐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점이 우연히 맞게 되면(이런 우연은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난다)
사람들은 놀래서 용하다고 선전을 열심히 하고 다니므로 저절로 광고가
된다.
점이 혹시 틀리는 경우에도 문제가 전혀 없다.
사람들은 자비롭게도 틀린 점은 당연하다는 듯이 잊어버린다.
점이 틀렸다고 찾아가서 항의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창업은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역술업의 창업 붐은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점보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일자 ).
소규모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높은 관심을 갖는 직종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사업이 가능하고 수요도 많은 분야다.
그런 조건을 두루 잘 갖춘 직종은 어떤 것들일까.
점집이 그중 하나다.
최근에 점보는 곳이 늘어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심지어 2,3개월간 역술을 가르쳐서 개업토록 하는 "속성 역술학원"도
잇따라 생겨난다고 한다.
역술에 대한 수요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
신년운수 입시 결혼 선거 작명 사업확장 빌딩위치 개업일 이사 묘자리
등 운세를 따지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IMF체제하에서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역술은 전문 자영업이다.
전문업이라고 하지만 의사나 변호사처럼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신이 내렸다든가 계룡산에서 수도를 했다고
우기면 된다.
또 자영업이라지만 자본이 없으면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시작해도
되고 약간 투자를 하고 싶으면 사무실을 얻어 "동양철학원" 혹은
"미래정보센터"라는 간판을 달면 된다.
적은 투자에 비해 수익성은 높다.
보통 역술원의 가격이 한 사람을 보는데 최소한 2만원이고 한 사람을
추가로 보는데 같은 액수가 덧붙여진다.
대개 가족의 운수를 함께 보는 경우가 많으므로 하루에 손님이 몇 명만
있어도 충분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더욱이 이름을 갈아야 한다거나 부적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고객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경우에는 상당한 수입이 추가된다.
실제로 점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초보자라 할지라도 2,3개월의 속성학원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
더욱이 점보는 고객들은 까다롭지가 않다.
옷을 고르는 고객처럼 색상 디자인 등을 따지지 않는 것이다.
궁합 택일 합격여부 당락여부 등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상황과 주관적인
판단을 결합하여 결정하면 된다.
경험이 쌓이면 이 분야에서도 맞힐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점이 우연히 맞게 되면(이런 우연은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난다)
사람들은 놀래서 용하다고 선전을 열심히 하고 다니므로 저절로 광고가
된다.
점이 혹시 틀리는 경우에도 문제가 전혀 없다.
사람들은 자비롭게도 틀린 점은 당연하다는 듯이 잊어버린다.
점이 틀렸다고 찾아가서 항의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창업은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역술업의 창업 붐은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점보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