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륜 대구고검장의 출근을 막아라"

심 고검장이 29일 아침 9시께 정상 출근하자 법무부와 검찰이 이상한 처지에
놓였다.

박상천 법무장관이 심 고검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명령을 28일 내렸으면
서도 심 고검장이 출근하자 검찰은 술렁거리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은 법무부가 전날 본인에게 전달하지 못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법무부는 29일 아침 부랴부랴 심 고검장에게 직무집행정지
명령문서를 팩시밀리로 공식 통보했다.

그러나 이 명령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심 고검장의 출근을 막을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심 고검장은 이 명령으로 고검장으로서 보고를 받거나 직무상 지시나 결재를
할 수 없게 된 것은 분명해졌다.

하지만 직무집행정지가 고검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일뿐이어서 검사 신분을
유지한 심 고검장이 출근을 고집할 경우 막을 수 없다.

법무부는 전날 대검이 심 고검장에 대한 징계를 회부해옴에 따라 검찰국장인
신승남 국장의 지휘로 증거 수집에 나섰다.

법무부는 심 고검장이 검찰청장의 허가없이 근무지를 이탈한 경위와
기자실에서 발표한 성명문을 확보했다.

법무부는 내달 3일 징계위원회에서 심 고검장을 면직 조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심 고검장 파동이 확산되자 전임 총장들은 검찰조직을 위해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25대 박종철 전 총장은 "검찰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현재의 상황이
더없이 안타깝다"며 "전 검사들이 힘을 합쳐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것"
이라며 검찰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다.

< 고기완 기자 dadad@ 김문권 기자 mkkim@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