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28일 아시아 등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국가들이 새로운
무역장벽을 세우도록 방치해선 안될 것이라면서 시장개방을 위해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U는 또 미국이 부활하기로 결정한 통상법 "슈퍼 301조"가 세계무역기구
(WTO) 규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리언 브리턴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재계 지도자들과의 모임에서
EU는 아시아와 다른 지역의 시장 접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고도
단호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시장 접근 문제가 EU와 제3국들간의 쌍무 접촉에서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면서 "우리는 이미 2백여개의 개별적 장벽들을 제거하는데 큰
성과를 거뒀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장벽을 허물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리턴 위원은 특히 "상당수 신흥 경제 국가들이 외국의 경쟁으로부터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얄팍하게 위장한 무역 고립주의로 후퇴하거나
심지어 구식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려는 조짐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그같은 움짐임은 항구적 경제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
했다.

그는 또 유럽업체들에게 최근의 세계 시장 혼란이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
노력을 가로막는 구실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했다.

브리턴 위원의 경고는 아시아 지역에서 국산품 구매운동이 점차 인기를
얻어가고 있는데 대한 EU 국가들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한편 브리턴 위원의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부활하기로 결정한 통상법
"슈퍼 301조"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된다"며 "WTO 분쟁조정
위원회가 이에 관해 판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분쟁조정위원회 구성 절차를 밟고 있으며 조만간
제제바에서 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U는 슈퍼 301조가 다른 국가에 대해 통상관행을 바꾸도록 강요하기 위해
일방적 제재 또는 제재위협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WTO 규정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변인은 "우리의 유죄가 확인되지 않았고 적절한 기구로부터 그같은
판정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EU가 제재를 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초엔 수용할 수 있었으나 미국의 압력으로 수정된 제안을 EU가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레나토 루지에로 WTO 사무총장이 아직 이 문제를
놓고 협상에 매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