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나 뮤추얼펀드 자산평가 등 새로운
업무영역 개척에 나서고 있다.

예대마진 위주의 기존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고수익의 수수료 비지니스를
개척하려는 시도로 금융권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동양종금과 함께 1천2백31억원규모로 ABS(자산유동화증권)
를 발행키로 했다.

동양종금이 갖고 있는 리스채권과 대출금을 하나은행이 떠안은뒤 이를
ABS로 쪼개서 일반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중간에 유동화 전문회사가 개입되지만 이는 동양종금과 하나은행이 출자한
이름뿐인 회사다.

리스채권과 대출금의 평균 금리는 연 13%대.

하나은행은 회사채 수익률에 0.3%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로 ABS를 발행할
예정이다.

연 8~9%대의 은행보증 채권이 발행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차이 만큼은 하나은행과 동양종금이 챙긴다.

하나은행은 각종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2~3%포인트의 수수료 수입을 챙길
전망이다.

이번 ABS 발행은 약 30~40억원에 달한다.

동양종금은 채권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쉽게 현금화(유동화)할 수
있다.

그만큼 현금흐름이 개선된다.

투자자들은 떼일 가능성이 낮으면서도 실세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은 채권을
살수 있게 된다.

동양종금 하나은행 일반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은행들은 이러한 ABS 발행에 적극 나설 태세다.

국민은행 오는 2월중 현대할부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바탕으로
2천억원규모의 ABS를 공모할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ABS 업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예금을 받아 대출해 주는 전통적인 은행업무와는 크게 다르다.

은행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낸 셈이다.

수수료 수입만으로도 적잖은 수익성을 기대할수 있다.

외환은행도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뮤추얼펀드의 자산을 매일 평가해 주는 업무다.

펀드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의 수익률, 부실발생에 따른
평가손, 뮤추얼펀드회사의 각종 비용.보수.설립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산가치를 매일 공시해 준다.

수수료수입은 자산가치의 0.05~0.1%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평가작업은 앞으로 채권의 싯가평가제가 확대됨에 따라 모든 펀드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형투신사를 제외하면 이같은 평가시스템이나 인력을 갖춘 곳이
없다.

외환은행은 그 틈새를 노려 소형 투신운용사나 뮤추얼펀드회사를 파고
든다는 전략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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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유동화증권(ABS)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담보로 발행해 제3자에게
매각하는 증권이다.

여기서 자산이란 자동차 가전회사 등이 고객들로부터 미처 받지 못한
미수금(매출채권), 금융기관 대출금, 리스채 등 각종 채권, 부동산 등 일반
자산 등이다.

이들 자산을 직접 매각하기 어려울 경우 ABS를 발행해 쪼개서 팔게 된다.

대출금등을 받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반면 ABS를 발행하면 현금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자산보유자 입장에서는 현금유동성을 높이는 수단이 된다.

원채무자가 대출금이나 미수금을 상환하면 이를 바탕으로 ABS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지급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ABS는 자산보유자와 별도로 분리된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
한다.

특수목적회사에는 금융기관등이 합작투자해 ABS의 신용도를 높이게 된다.

부동산을 담보로한 자산유동화증권을 특히 "모기지(MBS)"로 부르기도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