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가교가 제작하는 악극 "번지없는 주막"이 31일~2월2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극작가겸 연출가 고 김상열 작.연출로 지난 93년 문예회관 대강당 무대에
올려졌던 작품의 99년판이다.

줄거리는 20년~50년대 전국을 순회하며 서민들을 울고 웃겼던 한 악극단의
애환이다.

"번지없는 주막"은 이 악극단이 극중극으로 꾸미는 악극.

시골의 가난한 부부가 도시로 나오지만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화류계의
여성으로 전락한다.

남편은 딸을 시골집에 맡긴채 아내를 찾아 헤매다 홍등가에서 상봉한다.

고향으로 되돌아 가던중 아내는 숨을 거둔다.

어머니의 뒷바라지로 일본유학까지 마친 아들은 시골집에서 고등문관시험
준비를 하는데 남매임을 모르는 누이동생과 사랑에 빠진다.

아들은 누이동생을 추근대던 동네청년을 죽이게 되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아버지가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아들을 대신해 일본순사에게 잡혀간다.

이런 내용의 악극을 순회공연하던 악극단이 신극의 위세에 밀리고 단원들
마저 병사하는 등의 시련속에서 무대를 지키기 위해 정처없이 길을 떠난다는
얘기다.

"번지없는 주막" "대지의 항구" "비내리는 고모령" 등 30여곡의 구성진
노래가 어울려 그 시절의 정서를 보듬는다.

코믹연기를 잘 소화하는 탤런트 박인환 최주봉, 마당극으로 친숙한 윤문식
김성녀와 양재성 박승태 김진태 권소정 등이 출연한다.

평일(월쉼)오후 4시,7시30분, 주말.휴일 오후 3시,6시30분.

(02)549-6705.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