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와 세무컨설팅이 본업인 회계법인들이 법률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이른바 "토털 서비스"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변호사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동경영회계법인은 작년말 경영컨설팅분야를 강화하면서 관련 법률서비스를
전담할 변호사 공개모집에 나섰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중 컨설팅분야에 집중해온 세동으로서는 IMF체제이후
폭주한 각종 사업부문 매각이나 M&A 등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법률전문가의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각종 계약서 등의 법적 검토작업을 일일이 외부 변호사에게 의존하다보니
업무효율성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고객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었다.

컨설팅을 받는 고객 입장에서는 자산실사 등 회계관련업무는 회계법인에
맡기고 법적 문제는 법률사무소에 의뢰할 수밖에 없어 번거롭기 때문이다.

회계법인들이 변호사를 고용해 법률자문이나마 제공하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외국의 경우엔 회계법인이 법률사무소의 역할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법률관련서비스의 50%가량을 회계법인이 맡고 있을
정도다.

미국에서는 회계법인들이 법률서비스 강화에 한창이다.

세계 5대 회계법인인 아더앤더슨(A&A)의 경우 무려 3만명의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회계법인이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돼 있다.

회계사업과 변호사업간 업무장벽 때문이다.

세동처럼 변호사를 고용하더라도 법률자문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적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업무영역제한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정컨설팅그룹은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을 함께 거느리면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컨설팅회사다.

삼정은 회계관련서비스와 법률서비스를 묶은 이른바 "토털서비스"로 매년
60%이상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한 그룹안에 속해있어 상호보완과 시너지효과가 그만큼 크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빅5"에 비해 규모가 작은데도 작년 한햇동안에만
굵직굵직한 매각건을 처리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는데 있어 기업가치실사 인수전략
재무실사 관련법률자문 등 인수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했다.

성업공사의 부실채권을 매입한 론스타펀드의 대리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회계법인과 법률사무소를 모두 거느린 삼정컨설팅그룹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이와 유사한 컨설팅회사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회계법인들이 법률자문 등 제한된 범위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극적인 움직임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해관계가 너무나 첨예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회계분야와 법률분야의 장벽이 무너지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박영태 기자 py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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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의 컨설팅관련 업무분장 ]

< 회계법인 >
.회계감사 서비스
.세무관련 서비스
.기업가치 실사
.구조조정(M&A 등) 자문

< 법무법인 >
.감사업무 및 M&A관련 법규검토
.외자도입 관련 법규검토
.각종 계약서 작성관련 법률자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