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창사이래 최대규모의 발탁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은 21일 발탁 49명을 포함해 2백70명을 승진시키고 21명을 전보
발령하는 등 모두 2백91명에 대한 99년 임원 정기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삼성은 이번 인사를 실적및 능력위주로 실시, 전체 승진자는 지난해의
3백36명에 비해 66명 줄어들었으나 한꺼번에 두단계 올라가거나 1년만에
다시 승진하는 발탁인사의 비중은 10%에서 창사이래 최고인 40%(상무급이상
기준)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승진자를 직급별로 보면 부사장 승진 17명, 전무 34명, 상무 50명, 이사
79명, 이사보 90명 등이다.

발탁 승진자는 2단계 승진한 4명과 승진 1년만에 다시 승진한 11명 등
49명이다.

이중 부사장으로 승진한 임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장으로 4기가D램
개발에 공헌한 황창규 전무, 삼성전관 정선휘 전무, 삼성종합화학 이해진
전무, 삼성생명 황선도 전무, 삼성화재 김순환 전무와 신용호 전무 등이다.

삼성의 이번 인사에선 기술및 영업 등 경영 일선담당 임원외에 재무팀과
홍보팀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재무전문가인 그룹구조조정본부 김인주 상무(재무팀장, 삼성전자 소속)가
작년 1월 상무로 승진한지 1년만에 전무로 고속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58년생으로 마산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온 김 전무는 이학수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도와 그룹구조조정에 크게 기여한 점이 인정됐다.

역시 재무통으로 제일모직 재직시절 이학수 실장밑에서 근무했던 삼성물산
의 제진훈 전무도 부사장에 올랐다.

삼성전관 홍석준 상무, 삼성전기 조경수 이사, 삼성물산 임영학 이사보,
삼성전자 김광태 부장, 삼성종합화학 이우석 부장, 삼성카드 정길영 부장 등
홍보담당자들도 한단계씩 승진했다.

그룹구조조정본부 기획홍보팀에 근무하다 최근 제일기획으로 원대복귀한
김낙회 이사도 상무로 올라 주목을 받았다.

삼성 계열사 홍보관계자들은 "그룹 홍보를 총괄하고 있는 이순동 전무가
구조조정본부 개편과정에서 기획홍보팀장으로 선임된 것을 비롯, 삼성
홍보맨들에 경사가 겹쳤다"며 반겼다.

삼성은 이번 인사 특징으로 종래의 연공서열과 기득권을 중시해온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개혁적이고 탁월한 성과를 나타낸 인물을 과감히 발탁
함으로써 임원인사의 일대혁신을 도모하고자 한 점을 꼽았다.

이와함께 기술및 생산, 영업부문 등 경영일선 근무자에 대한 승진폭을
대폭 확대해 기술.마케팅 경쟁력을 한차원 높여 21세기 재도약과 기회선점의
발판을 마련하고 임직원들의 사기도 높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승진이 내정된 임원은 각사별로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