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폭락했다.

시중금리도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주식시장에서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미국증시 과열경고, 중국 위앤화 평가절하 가능성, 국내금리 급등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밑으로 추락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 전날보다 31.39포인트나 하락한 582.04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1월4일 개장주가(587.57)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가 신용등급상향조정을 계기로 외국인들이 전날에 이어 순매수를 보였지만
국내기관들과 개인투자자이 쏟아내는 "팔자" 물량을 소화하기는 역부족
이었다.

이날 증시폭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의 미국증시에 대한 과열 경고였다.

그린스펀 의장은 전날 미의회 증언에서 "올들어 기업실적이 다소 둔화
됨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증시가 폭락할 경우 소비를 위축킬 것"이라며 실물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대해 국내 증시관계자들은 미국에서 주가가 붕괴되면서 소비가 위축될
경우 세계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
했다.

김석규 한국투신 주식3팀장은 "지난해 세계경제를 뒷받침했던 미국의
소비가 정체될 경우 대미 수출부진 등 국내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주가를 끌어내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잠잠하던 중국의 위안화평가절하 가능성이 불거진도 증시불안
요인이다.

이날 위안화가치는 5개월만에 최저수준이 달러당 8.28위안으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광둥국제투자신탁 다롄국제투자신탁 등 중국의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도산하면서 중국내 금융불안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해외금융시장의 불안은 국내채권시장에서 금리도 큰폭으로 끌어 올렸다.

이날 회사채 수익률은 한때 전날보다 0.4%포인트 오른 연 8.40%까지
치솟았다.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금리가 단기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대외변수 불안으로 조만간 금리가 급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10월이후의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금융장세가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올초 금리하락을 배경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주식간접투자수단인
뮤추얼.주식형펀드에 대한 시중자금 유입속도도 둔화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수 열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동안 국내 주가가 단기 급등한데다 해외경제 불안요인
마저 가세해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