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흔하게 볼 수 있는 공시가운데 하나가 5대그룹사의 유상증자
공시다.

증권투자자들이 자본금 변동이라는 큰 주가변수를 오히려 무감각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증자공시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현대강관이 증자계획을 지난18일 발표하자 증권가에선 다른 대기업
과는 달리 큰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의 악몽을 떨쳐버리고 창사이래 처음으로 실권주공모
방식의 증자에 나선 것 자체가 주목거리다.

증자규모도 2천억원으로 큰 편이다.

또 유상증자와 미래 사업구도가 아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
이다.

현대강관은 현대건설같은 계열회사와 정몽구회장등 현대관계인들의 지분율이
74%에 달한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작년12월에 현대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1천5백억원
규모의 사모형식 증자를 한 결과 "현대가족" 지분이 높아졌다.

현대건설등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증자청약은 3월9,10일이며 일반공모는
3월 16,17일에 실시된다.

이번 증자가 끝나면 현대강관의 납입자본금은 2천2백50억원에서 4천2백50억
원으로 급증한다.

1차금속업종 상장사중 포항제철 다음으로 납입자본금이 큰 회사가 된다.

증자효과로 부채비율은 현재의 3백%선에서 2백%수준으로 떨어진다.

현대강관 관계자는 "작년에 심심찮게 나돌았던 악성루머들을 완전하게
잠재우는 의미있는 유상증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유주식인 현대상선주를 전량 처분해 얻은 특별성이익등에 힘입어
작년도 당기순이익은 50억원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97년도의 37억원대비 35% 증가한 것이다.

5천만달러규모의 외자유치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전문가들도 현대강관이 자기자본 확충으로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데엔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가도 작년6월께만해도 1천원미만이었으나 현재 6천5백원선을 웃돌고 있다.

주가 향방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현대강관이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율촌 냉연공장이 얼마나 수익성을 낼 것이지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관련, 철강업애널리스트들은 냉연강판의 공급과다 조짐을 내세워 다소
부정적인 진단을 내리고 있다.

반면 현대강관 관계자는 "그룹의 기아자동차 인수로 냉연제품의 초기 판매
물량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 것이 확실하다"며 수요의 기본변수가 달라진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현대강관 주가에 절대변수 역할을 할 율촌 냉연공장은 2월1일을
기해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